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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미안해하지 말아요…[안기자의 비하인드컷] 김영란법 첫 시범사례(?) 배출을 앞당겨 축하하며…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4.27 17:44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어언 반년이 지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전부터 관련법에 적용을 받는 공직, 언론 등에서는 자체적 가이드라인과 지침을 만들고 교육을 하는 등, 이른바 ‘첫 빠따’에 걸리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있었다. 그래서 취재 후 이어지는 식사와 술자리도 3만 원 이하로, 관행을 벗어나 간소해졌다.

물론 인터뷰를 위해 3만 원 이하의 식사와 조용한 공간을 제공하는 식당을 찾아 인터넷을 어슬렁거릴 때면 청탁금지법을 원망키도 했다. 그럼에도 약간 확보된 ‘저녁이 있는 삶’과 관례적으로 주고받던 거마비가 없어져 마음 편히 기사를 쓸 수 있게 된 것을 상기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시행 반년이 지나서일까, 거마비를 권유받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여기저기 행사를 다니다보면 ‘뒷일은 내게 맡기라’는 아우라를 풍기며 거마비 등을 권유하는 취재원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그걸 거절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 반복될 때마다 괴로웠다. 안 주고 안 받으면 편할 것을.

그러던 중 기다리던(?) ‘첫 빠따’가 등판했다. 온 나라를 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을 배출한 서울대병원의, 교수 18명이다.

이들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소속 전‧현직 교수로, 지난해 12월 퇴직을 앞둔 A 교수에게 퇴직선물 명목으로 일본산 골프채 세트 730만 원어치를 두 차례에 걸쳐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퇴직선물은 의대의 오랜 전통”이라고 해명 했으나, 서울 혜화경찰서는 “퇴직 전에 선물을 주고받은 것은 명백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며, 지난 26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이들을 송치했다. 보통 검찰은 혐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기소여부를 결정하지만, 아직 판례가 없어 재판으로 넘어갈 경우 법원이 처벌 수위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청탁금지법 시행과 더불어 가벼운 감사표시 조차 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전통’이란 이름으로 선배가 후배에게 선물을 갈취하는 행태를 생각하면, 조금 극단적이긴 해도 필요하단 의견도 팽팽했다. 막말로 “솔직히 별로 존경도 안하는데 전통이란 이름으로 선물을 갖다 바친 게 한 두 번이냐”라는.

사회 곳곳에 깃든 청탁이 공기와 같아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란 투덜거림 전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인식이 필요해 보인다.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곧 첫 판례도 나올테니.

그러니 취재원 여러분께서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챙겨주려던 거마비와 기타 등등은 이제 넣어두시라.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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