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음반] Hopelandic로 노래하는 Sigur 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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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음반] Hopelandic로 노래하는 Sigur ros
  • 양승욱 논설위원
  • 승인 2006.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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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 출신 밴드인 sigur ros(아이슬랜드어로 희망의 장미, 시우르 로스라고 부르는 듯 하다)는 1994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결성된 4인조 록그룹이다. 그들의 1999년작 [Agaetis byrjun]과 2002년작 [ ](앨범 명칭이 없다. 그야말로 untitled) 수록곡들은 북구적 신비감을 자아내며 서정적 멜로디와 광활한 사운드로 특별한 감상을 주는 것 같다.

이 앨범들에서는 그저 길고 짧고 얇고 깊은 호흡으로만 일관한 창법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창법만은 그들 특유의 신비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 새로울 수 있는 북구적 신비감도 그렇고 자신들이 직접 창안한 언어(희망어라고 하는 hopelandic)로 가사를 쓴 것도 근사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이 언어는 의미 파악이 불가하다^^). 어차피 영어 가사를 대충 얼버무려 듣는 마당에(나만 그런가), 새로운 언어 자체가 주는 질감도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언어의 창조자'라는 sigur ros에 대한 환호는 꿈보다 해몽이 좋았던 감상자적 측면이 부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물론 sigur ros 본인들에게는 행운이었겠지만 서도). 2005년작인 takk 앨범(국내 라이센스 앨범에 출시되었다)은 다시 아이슬랜드어로 돌아가서 노래하고 있다. 수록곡들은 지나치게 관습적인 록 넘버 혹은 팝송으로 들린다는 점에서 매우 혼란스럽다. 물론 전작에서도 그러한 관습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관습적인 느낌의 과잉으로 고통 받는 감상자들도 있을 것 같다.


데이비드 보위가 이들의 열렬한 팬이고, 기네스 펠트로의 남편 크리스 마틴(coldplay의 멤버)이 출산 현장에 이들의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 질리언 앤더슨이 자신의 요가 배경 음악으로 즐겨 듣는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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