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 철저 분주 속 "영세치과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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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 철저 분주 속 "영세치과 타격"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6.05.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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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치과의 위험한 비밀』 그 후③

광명시의 H치과의원.

모든 직원들이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출근했다. 출근하자마자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열린다.

전날 모두들 MBC PD수첩을 보고 나온지라 방송에 대한 불만 등 소감공유에서부터 추가 구입장비 점검까지 대책을 우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다.

3명의 원장이 공동개원하고 있는 지라 평소 나름대로 철저히 감염방지 노력을 해왔다고 평가하지만, 그래도 보완이 필요하다는데 전 직원이 공감대를 나타낸다.

그래서 H치과는 멸균기를 1대, 핸드피스를 10대 더 구입하고, 소독 등을 위한 별도의 직원을 한 명 더 충원키로 합의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은 소독을 철저히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복장에서부터 보다 깔끔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위의 풍경은 지난 24일 대부분의 치과의원에서 벌어졌을 풍경이다.

MBC PD수첩 방영 이전부터 전국 개원가는 소독·감염방지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치과가 소독장비와 핸드피스 추가 구입과 직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과 방송으로 인한 타격이 모든 개원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광명시의 M 원장은 "일일히 소독을 하는지 안하는지 환자들이 알 턱이 없는데, 무엇을 보고 판단하겠냐"면서 "결국 이미지 싸움이다. 인테리어가 잘 돼 있고, 규모가 크면 그만큼 신뢰가 가게 마련이다"고 말한다.

환자들이 일일이 소독 여부를 묻지 않는 한, 결국 환경 등을 보고 간접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한 네티즌은 "예치과를 갔는데, '소독 철저히 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별 신경을 안썼는데, 이제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면서 "그 치과는 인테리어에서부터 모든 것이 청결하게 보였고, 앞으로는 그러한 환경을 유심히 봐야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때문에 영세한 동네치과가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고 개원가 사이의 양극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이 M 원장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소독을 철저히 하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다는 게 문제다.

치협 게시판에 한 개원의가 올린 글에 따르면, 환자마다 핸드피스를 바꿔 쓰려면 유니트 한대당 최소 10벌의 핸드피스 세트가 있어야 되고, 핸드피스 1세트당 120만원, 10개 구입시 1200여 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매번 소독을 할 전담인력의 인건비와 멸균기 등을 추가로 구입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PD수첩이 간과하고 있는 정부의 법적 규정과 건강보험 수가가 전무한 상황에서 멸균 소독에 대한 모든 비용은 전적으로 치과의원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는 PD수첩 방영 이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렇듯 개원가의 막대한 타격을 어느정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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