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에 "왜 광우병이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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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에 "왜 광우병이 많은가?"
  • 전양호
  • 승인 2006.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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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한 한미 FTA협상을 진단한다]②
2004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독산동 우시장 근처의 음식점에서 부위는 정확하지 않지만 소고기를 시켜 먹으면서 했던 서빙하는 아줌마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여기서 파는 고기는 다 한운가요?"라는 단순한 질문에 그 아주머니는 친절하게도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파는 고기들에 대한 설명을 한 동안 늘어 놓으셨다.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파는 소고기 중에 한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그나마 미국산 소가 수입소 중에서 제일 맛있는데 수입이 금지돼서 거의 호주산을 쓰고 있다. 유명한 수원 왕갈비도 미국산 소를 썼었는데, 재고가 거의 바닥나서 음식점 주인들이 고민중이다."

당시만 해도 광우병 때문에 미국 소의 수입이 금지됐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었고, 공해로 찌들은 미국산 소들이 나름대로 청정지역인 호주산보다 맛있는 이유도 알지 못했다.

미국의 거대 축산기업들은 더 많이 살 찌우기 위해 그리고 근육질이 많아져서 고기 맛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송아지들이 태어나자마자 몸 크기와 비슷한 크기로 제작된 축사에 가둬놓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한 상태에서 소들을 키우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초식동물인 소들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온갖 항생제와 신경안정제 등을 먹이고 있다.

광우병이란 소의 해면뇌양증이라 불리는 병으로 소의 뇌에 수세미처럼 구멍이 뚫려 소가 거동이 불편해지고 갑자기 난폭해지다가 죽는 병이라고 한다.

그리고 광우병의 원인 단백질인 프리온이라는 물질은 고온에서 끓이거나 땅 속에 묻는다 해도 그 감염력이 사라지지 않고, 인간에게 감염되어 발병되면 뇌에 하얀 굳은 덩어리가 생겨 4개월에서 1년안에 죽게 된다.

아직 정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동물성 사료로 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소에게 이런 끔찍한 일들을 저질러 놓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더욱 끔찍한 일은 아직 광우병에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미국산 소들의 수입을 재개한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한미 FTA의 조속한 협상타결을 위해 올해 1월 미국산 소고기를 다시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소고기 수입 재개는 스크린 쿼터 축소,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약가 재평가 제도 중단 등 이른바 4가지 사전 협상 대상중 하나이다.

수입재개 발표 후 미국 앨라바마에서 3번째 광우병이 발생하여 4월 수입재개 일정을 일단 유보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한미 FTA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나 광우병 발생 후 미국의 발표를 그대로 맹신하는 안일한 행태를 보았을 때 단 기간안에 소고기 수입이 재개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전양호(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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