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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없앤 이태리…가능했던 이유는?[신간] 『자유가 치료다 - 바살리아와 이탈리아 정신보건 혁명』…백재중 저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08.02 17:59

정신병원 없는 나라로 알려진 ‘이탈리아’. 이 이름을 얻기까지 그 중심엔 정신과 의사 ‘프랑코 바살리아’가 있었다.

원진레이온 직업볍 투쟁의 결과로 설립된 녹색병원 내과의사인 백재중 선생이 ‘정신병원 개혁 운동’을 이끈 바살리아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자유가 치료다 - 바살리아와 이탈리아 정신보건 혁명 (건강미디어협동조합)』을 펴냈다.

일명 ‘바실리아 법’으로 불리는 Law 180은 , 1978년 제정됐으며 정신병원의 ‘탈시설화’를 핵심으로 한다. 이 법에 따라 1980년 1월 1일 이탈리아의 모든 국립정신병원 입원실이 문을 닫았고, 환자들은 지역사회, 정신보건 센터, 사회 복귀 시설들로 흩어졌으며 의사들은 외래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게 아닌 가정방문을 통해 환자들을 현장에서 바로 치료하게 됐다.

‘바실리아 법’은 불필요한 입원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역사회에서 그들을 치료하고, 적응시키고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정신과 입원 치료로 인한 인권 억압을 최대한 피아기 위해서인데,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 편견은 자유를 억압하는 정신요양원이나 정신병원 수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법이 생기기 전까지 이탈리아에서도 수만 명의 정신질환자들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돼 장기간 구금에 가까운 수용 생활을 하고 있었고, 이것이 오히려 환자들의 병세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은 바실리아는 1960년대 초 이탈리아 북부 고리찌아 지역 정신병원 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신병원 개혁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1971년 산지오바니 병원으로 옮긴 후에도 개혁 작업을 계속했으며, 그 노력은 마침내 정신병원 폐쇄를 규정한 ‘바살리아 법(Law 180)’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가 치료다’는 1970년대 이탈리아 정신보건 개혁의 근거지가 됐던 산지오바니 정신병원에 수용된 환자들이 외쳤던 구호이기도 하다.

올해는 이 ‘바실리아 법’이 제정된지 40년이 되는 해로, 백재중 선생은 책에서 ‘바실리아 법’ 이후의 이탈리아 정신보건 개혁 과정과 체계를 세심하게 다뤘다.

책 내용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공공기관의 정신과 입원은 사라졌고 인구 5만 명 당 한 개 정도의 지역사회 정신보건 센터, 정신재활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또 과거 정신병원이었던 곳들은 박물관, 미술관, 카페, 호텔, 쉼터 등의 다른 기능으로 바뀌었다.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 이영문 대표이사는 추천사를 통해 “정신과 치료라는 것은, 치료의 측면과 장애의 측면에서 인권이 충돌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인권을 강조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궁극적 방향은 인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전인적 치료와 지역사회의 삶이 모두 만족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에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 편견을 정치적으로 부수고 새롭게 해석한 나라가 이탈리아고, 프랑코 바살리아가 그 중심에 있다”며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정신보건 개혁과정이라는 방대한 자료를 인용해 체계적으로 기술했으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속적이고 올바른 치료와 지역사회에서 함께 성장함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전세계적으로 정신보건 서비스는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로 이동됐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만 여전히 강제입원, 장기입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그래서 이 책의 발간이 우리나라 정신보건 개혁에 있어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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