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수의 세무실무 가이드] 엔화 대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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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수의 세무실무 가이드] 엔화 대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송철수
  • 승인 2006.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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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엔화 대출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정부가 외화표시 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요즘 들어 은행들의 외화표시 대출 판촉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는 외화표시 대출중 엔화대출을 받을 때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할 점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엔화 대출은 2% 전후의 매우 낮은 이자율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자비용 부담이 거의 일반대출의 1/3수준이다. 그래서 원화대출을 엔화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무조건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 엔화표시 대출의 이자율이 낮은 것인가?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의 금리는 거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은행들이 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 우리나라 은행을 통해 대출상품을 판매 하는 것이다. 일본 보다는 높은 이자를 받지만, 우리에게는 낮은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엔화표시 대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안다면 엔화 대출을 쉽게 생각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엔화 대출은 엔화로 대출 받지만 은행 계좌에는 원화로 입금 된다. 이는 은행이 대출받은 엔화를 원화로 환전해서 입금하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어떤 환율이 적용되는지 따져야 한다. 대출금액이 커지면 환율우대를 받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사실 때’와 ‘파실 때’의 엔화 환율차이만도 약16원 정도 차이가 있는데 이 금액만으로도 3억원을 대출받는다면 약 5백만원정도의 차이가 발생 할 수 있다.


따라서, 엔화표시 대출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환율이다. 대출을 받을 때도 엔화가 그 때의 환율(전신환매입율/파실 때)을 적용 받아 원화로 환전이 되서 입금이 된다. 원금을 상환하거나 이자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원화로 그 때의 환율(전신환매도율/사실 때)로 엔화를 사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자가 낮아서 메리트가 있다고 하지만 만약 낮은 환율에 대출을 받았는데, 나중에 환율이 오르게 된다면, 낮은 이자율 때문에 절약한 금액보다 더 많은 원금증가로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요 몇 년 사이의 엔화대출과 관련된 상황을 돌이켜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쉽다. 2002년도 말부터 2003년도 중반까지 부동산 열풍과 맞물려 엔화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보통 3억원 정도를 대출 받았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사이에 1,000원하던 환율이 1,100원으로 오르자 상당수 대출 이용자들이 원금이 10%씩 증가 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원화로 바꾸어 타면서 엔화대출은 받으면 큰일이 나는 것이란 인식을 가졌다. 그런데, 2004년 초반에 대출을 받았던 대출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낮은 이자를 부담하면서 덤으로 원금이 20%이상 줄어드는 혜택을 보기도 했다.

 

▲ 최근 5년간의 엔화 환율 추이

그런데 최근 은행권에서 엔화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면서 다시 엔화대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최근 환율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리면 올 연말까지 엔화 환율이 다시 97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3억원을 대출받는다면 359,118엔(835.38)을 대출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환율이 970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원금만 4,800만원 가량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1년간 이자비용은 1,000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지만 원금이 절약한 금액의 4배나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엔화는 대출을 일으키는 시기 선택을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엔화대출을 바로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환리스크 햇징을 준비해야 한다. 일정 이하의 환율 변동은 대출 이용자가 부담을 하고, 일정 이상의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은행이 변동에 따른 부담을 대신 부담하는 옵션을 이용 할 수 있다. 이자 형식으로 매달 0.5% 정도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면 이런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한번 팔고 나면 그만이지만,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쪽은 그 부담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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