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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관료들의 '광포한 질주' 막아내야"국생위 민간위원 사퇴 신영전 교수, 20일 기자설명회서 산자부·과기부·복지부 등 강력 비판
이인문 기자 | 승인 2019.02.21 10:42
신영전 교수

"산자부 등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이 국가생명윤리위원회를 무력화시키면서 국민들을 현혹, 기만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통령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이하 국생위) 민간위원직을 사퇴하면서 19일 공개 사직서를 발표한 한양대 예방의학교실 신영전 교수가 오늘(20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영리병원저지범국본이 공동 주최한 '문재인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시작' 기자설명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의 행태를 강력 비판했다.

신 교수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2005년 발족한 국생위는 현재 5기 위원회가 활동 중이라며 복지부(수석간사)와 과기부(간사), 교육부, 법무부, 산자부, 여성가족부 등 장관 6인과 과학계 7인, 윤리계 7인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생위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심의를 하는 마지막 안전망"임을 강조하면서 "법에 따라 진행된 지난해 8월 제5기 국생위 1차 정기회의에서 제3호 안건으로 다룬 DTC 유전자검사 제도개선안 심의과정에서 '인증제를 하되 유전자 검사항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위원투표를 통해 폐기했고, 이는 국생위 15년 역사상 최초로 심의 안건이 부결된 사건으로 장관들이 6명이나 참여하고 있음에도 과반수 이상의 위원들이 이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12월 2차 정기회의에서는 제4호 안건으로 DTC 유전자 검사서비스 관리강화방안을 다루면서 '인증제 시범사업은 허락하되 검사항목은 위원회에서 재논의'하는 것으로 하여 투표를 통해 심의 통과가 이루어졌다"면서도 1차 회의 결과와 달리 시범사업을 허락한 것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유전자검사가 있어 기존 유전자 검사기관들의 질관리가 필요하다는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영전 교수는 "그럼에도 지난 11일 산자부가 마크로젠 회사에 DTC 연구사업을 허용(질병까지 검사항목 확대)하고 14일에는 과기부가 임상사용 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의료기기(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원격의료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허가했으며, 같은날 복지부는 유전자 검사항목 확대를 포함한 인증제 시범사업안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산자부와 과기부, 복지부 등 정부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신 교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들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인간존엄과 관련된 문제인 환자의 유전자, 질병정보를 영리기업이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해주면서도 현재 이에 대한 안전장치가 사실상 없거나 작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안임에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묻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발 들여밀기 전략' 국생위까지 들러리 만들어

아울러 그는 정부의 이러한 행태가 "전형적인 '한발 들여밀기 전략'으로 문제발생시 중단시키거나 돌이킬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다"면서 "대통령소속 위원회인 국생위의 심의 의결 내용도 무시하고 향후 국생위를 우회하려는 전략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신 교수는 "마치 국생위가 이를 승인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만드는 것도 문제"라며 그 예로 '부결한 것'을 '논의했다'로 서술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영전 교수는 "국생위가 정부안에 동의하지 않자 국생위를 우회하는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면서 "복지부내에 위원회를 만들어 복지부장관이 국생위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결정이 가능하게끔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도 '국생위에서 심의할 것'이라며 안전장치가 있다는 근거로 다시 국생위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소속 위원회가 이럴진데 다른 부처내 위원회는 사실상 이용당하거나 거수기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국생위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해 이번 결정을 막지 못했다"고 국민들께 머리를 숙이면서도 "'사람이 죽어도 내가 책임진다'며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의 광포한 질주를 일단 막아내야 한다"고 사안의 시급함을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국생위를 국가인권위에 준하는 독립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영리유전자 검사 확대안과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인증제를 빌미로 한 유전자검사항목 확대 정책의 중단과 폐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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