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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함부로 영리병원 개원 시도 못 해"[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인터뷰] "공공병원 전환해 서귀포 주민들 질 좋은 의료서비스 받길"
문혁 기자 | 승인 2019.03.06 18:12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가 지난 4일, 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취소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 시도가 불발되는 모양새다.

작년 12월 5일, 제주도민의 뜻을 거스른 원희룡 지사의 ‘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 허가’ 후폭풍은 거셌다.    

보건의료계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즉각 ‘영리병원 철회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고, 지난 1월 16일에 결성된 ‘제주영리병원철회및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에는 전국 102개 단체가 ‘영리병원 철회’에 뜻을 같이했다.

이후 범국본은 전국 지역에 범국본 조직을 건설하는 한편, ▲대국민 선전전 ▲청와대 앞 노숙농성 및 1인시위 ▲제주도 원정 및 대중집회 투쟁 ▲100만 서명운동 등 ‘제주 영리병원 철회’ 투쟁을 적극 전개해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행정 청문’을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는 범국본 투쟁의 선봉에 나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의 힘이 컸다.

보건의료노조는 2019년을 ‘영리병원 저지 투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 1월 3일 대규모 제주원정 투쟁을 시작으로 지난달 12일 청와대 앞 ‘제주영리병원 개원 저지 결의대회’와 노숙농성 및 1인시위에 앞장섰다.

이에 본지는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주영리병원 철회 투쟁의 성과를 비롯한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향방과 향후 투쟁 방안을 들었다.

-편집자 주-

나순자 위원장

Q. 지난 4일,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쟁의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투쟁의 성과를 평가해달라.

A. 먼저 의료법상 개원 허가 시기인 3월 4일까지 개원을 못하도록 저지한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 3개월 동안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범국본은 제주 영리병원의 허가를 둘러싼 의혹들을 밝히면서 얼마나 허술하고 ‘졸속 승인’이었는지 국민에게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를 통해 영리병원 문제가 공론화되고 영리병원 철회를 주장하는 우리의 투쟁이 공감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제주영리병원을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문제로 확산한 것이 주요했다. 이를 위해 제주운동본부와의 연대를 비롯한 전국 102개 시민사회단체가 뜻을 모은 ‘범국본’의 발족과 100만 서명 운동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어느 곳에서도 함부로 ‘영리병원 개설’을 시도할 수 없게 됐다. 개원하려면 이정도의 저항은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렸다.
또 하나는 보건의료노조가 제주 영리병원의 해법으로 공공병원 전환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의료 민영화 방안을 ‘의료 공공성’으로 돌리고자 하는 우리의 요구에 국민들이 많이 공감해줘 기쁘다.

Q. 제주도가 ‘허가 취소 행정 청문’에 돌입한다고 했으나, 아직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어떤 점을 주시해야 할까?

A. 가장 중요한 것은 청문위원 선정이 얼마나 형평성있게 이뤄지며, 청문절차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여부이다. 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위가 가동 됐을때, 제주도는 공론조사위원에게 있는 사실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가압류 사실과, 녹지그룹 측이 운영 못 하겠다고 입장을 전달 받은 것을 공론위원회에서는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잘못된 절차가 영리병원 문제를 만든 것이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Q. 앞서 밝혔듯이, 범국본은 공공병원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데, 왜 공공병원인가? 

노조원에게 들은 거창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거창적십자병원이 예전에는 장례식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민간 병원에서 운영하는 장례식장 비용이 너무 높게 책정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 적십자병원이 영안실을 만들면서 장례식 비용을 합리적으로 만들었고, 민간 병원들도 그 기준에 맞춰 비용을 내렸다. 

의료비용도 마찬가지다. 비급여 항목인 MRI도 민간 병원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는데, 주변에 공공병원이 있으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 공공병원은 의료비용과 서비스 질 등을 표준화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공병원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당연히 이 수로는 파급효과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복지부에서 발표한 공공의료 발전계획에는 70여개의 진료권에 300병상 이상의 공공병원을 설치하겠다고 나와있다. 이 계획에 녹지국제병원도 포함시켜 제주도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좋지 않겠나? 제주 4.3 항쟁 유족들을 위한 트라우마 센터, 제주도에는 없는 산재요양병원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Q. 범국본과 보건의료노조는 제주 영리병원 사태에 문재인 정부도 책임이 있다며, 직접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 이유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물론 박근혜 정부 때 보건복지부가 녹지그룹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그러나 그 승인이 제대로 된 것인지 재검토를 해야 한다. 병원 경험이 전무한 부동상 회사의 병원 개원 승인은 말도 안된다. 실행 요건 중 투자실행 가능성도 봐야 하는데 건물은 이미 가압류된 상태다. 국내 자본의 우회 투자의 의혹도 정확히 파헤쳐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승인한 제주 영리병원 역시 적폐청산의 대상이다. 

게다가 복지부 공문으로 가능하다고 답변한 ‘외국인 진료 한정 조건부 개설 허용’ 역시 의료법상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국토부 산하 ‘JDC'가 제주 영리병원의 유치와 허가 찬성 측 입장을 대변하지 않았나? 분명 문재인 정부내에서 한 일로, 이번 사태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  

Q. 최근 문재인 정부는 ‘경제자유구역법’, ‘규제샌드박스’ 등 의료민영화 시도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은 어떠한지?

규제 샌드박스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자본가,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넘기는 것이다. 신의료기기산업은 본래 4단계의 평가를 하도록 되있으나, 이를 식약청의 ‘안정선’ 1단계 검사만 마치면 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게 했다. 그것도 건보재정을 활용한다. 이것은 안정성과 효용성, 효과성 검증을 뛰어 넘겠다는 것인데, 심각한 문제이다. 

유전자 검사 역시 시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심어줄 뿐이다. 유전과 별도로 개개인의 질병 예방 노력과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의료민영화, 영리병원 저지투쟁을 안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때보다 더 빗장을 풀고 있다. 영리병원 저지 투쟁과 함께 의료민영화를 막기 위해 힘쓰겠다. 

Q. 끝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영리병원 청문 절차가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청문 과정을 철저히 감시해서 반드시 영리병원을 저지하겠다.

또,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서 서귀포 주민들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투쟁하겠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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