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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료원, 시민 참여로 만들어야!”시민행동 박재만 사무처장 인터뷰..."특정인이나 단체 아닌, 성남시의료원이 주체로 나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문혁 기자 | 승인 2019.03.13 18:34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발의로 설립을 앞둔 ‘성남시의료원’은 공공병원의 상징이다.

성남시민 2만여 명이 참여한 ‘성남시의료원설립및운영에관한조례안’은 ‘전국 최초’의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고, 지난 2013년 11월에 열린 ‘성남시의료원’ 기공식은 같은 해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과 맞물려 화제를 끌기도 했다.

이런 성남시의료원은 지난해 6월 새로 부임한 민선 7기 성남시 은수미 시장의 발언으로 재차 화제를 모았다. 은 시장은 ‘고수익’과 ‘고급화’를 성남시의료원의 모습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이에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성남시의료원은 공공성에 기반한다며 반발했다.

이같은 논란에 더해 성남시는 성남시의료원 조승연 초대 원장의 사임 관련 감사 결과 및 성남시의료원 이사회의록 등을 비공개 방침으로 내세워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행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최근에는 삼성서울병원 이중의 교수의 성남시의료원장 선임과 기획조정실장에 퇴직 공무원이 선임되면서 인사 문제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공동대표 김용진 신옥희 최석곤 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5일과 7일 잇따라 논평을 내고 신임원장의 공공병원 경험 여부와 ‘메르스 사태’의 책임성을 따지는 한편, 비의료인 퇴직공무원의 채용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건치신문은 시민행동 박재만 사무처장을 만나, 성남시의료원의 현 상황을 되짚고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편집자 주-

박재만 사무처장

Q. 성남시의 최근 보도자료를 보면 올해 12월로 개원 시기를 잡고 있다. 의료원 개원 시기가 애초 목표보다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 

사실상 개원은 올해 중으로 힘들지 않겠나? 내년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올해 내 개원은 힘들다고 보고 있더라. 은수미 시장의 최근 발언을 되짚어보면, 언제까지 개원하겠다가 아닌,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장례식장만이라도 개원하자'고 입장이 한발 물러섰다.

현실적으로 개원이 힘들다면, 시기가 늦더라도 성남시의료원의 모습을 잘 갖추는 게 중요하다. 

Q. 최근 성남시의료원 기획조정실장에 공무원 출신 인사가 뽑혀 지역사회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행동도 이에 우려를 논평으로 표했는데?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8년도 초반 이재명 시장 임기 시절 일로 기억한다. 당시 성남시의료원 조직을 보면 공공의료기획단이 있었다. 원장과 부원장 다음의 막중한 임무를 지닌 자리인데, 기획단장에 퇴직 공무원이 임명된 것이다. 지역사회나 시민행동이나 우려가 컸다. 의료원은 전문성과 다양성을 지닌 조직으로 그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공무원 인사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 역할도 못 하고 몇 달 후 사직을 하더라.
 
기획조정실 역시 성남시의료원의 방향을 잡는 핵심부서로 단순 명예직이 아니다. 의료원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잇는 경력과 이력을 지닌 자가 선임돼야 한다. 의료원이라는 전문성과 다양한 직종을 수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려가 크다.

더구나 성남시의료원 개원을 앞둔 중요한 시기 아닌가? 의료원 일을 맡은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너무 어렵다고 한다. 병원 초기 세팅 단계에 병원 돌아가는 맛도 못 볼 거다. 아마 업무 파악하는 데만 수개월이 흐르지 않을까 싶다.

Q. 시민행동은 성남시의료원장으로 선임된 ‘이중의 교수’에 대한 자격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이유인가?

A. 사실 성남시의료원장 채용공고가 나오기도 전에 삼성병원 출신 교수가 온다. 은수미 시장과 만났다. 이런 이야기가 지역사회에서 돌았다. 사실 이런 중책에는 임명권자가 내정하지 않으면 공고를 내지도 않는다. 그래서 작년 10월 15일 조승연 원장사임 후 넉 달이 넘게 채용공고도 안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 하필 많고 많은 사람중에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인 삼성병원, 그것도 응급센터에서 일했던 사람이 임명됐다. 과연 적임자일까? 씁쓸한 이야기다. 시민행동이 비판 논평을 냈어도, 그렇다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기에는 병원의 공백이 너무 크다. 병원의 혼란 상황이 계속 방치되는 것인데, 원장의 공백은 결국 사태 악화하는 길이다. 

결국 신임 원장이 어떻게 하는지를 봐야 한다. 연꽃이 흙탕물에서 피듯, 어려운 가운데도 공공성을 잘 살려 기대치에 부응하면 좋겠다. 이중의 신임원장의 전공 분야인 응급의학이 차지하는 비중과 공공성, 필수의료라는 포지션에 대한 기대가 있다. 

최근 신임 원장과 간담회를 요청했다. 성남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네트워크 협의체 구성도 주문하고, 공공병원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병원을 만들길 바란다.

Q. 개원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다시 한번 성남시의료원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A. 시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은 시장은 시민행동에게 ‘성남시의료원의 마스터 플랜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 2015년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한 몇 개 기관에서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해서 나온 보고서가 나왔다.

이 연구보고서는 서울시의료원을 주 모델로 삼았다. 서울 중랑구와 성남시 원도심과의 유사성, 그리고 공공성과 지역사회공헌 등 역할을 높게 평가받은 점 등이 그 이유다. 그런데 성남시의료원 초기 재정 추계가 문제 됐다. 연간 100억 정도의 적자 예측을 은 시장이 동의를 못 했다.   

그 뒤 이사회 워크숍에서 그것을 뒤집는 ‘수익성’, ‘대학 병원급 고급화 방안’, 고양시 일산병원의 수익 모델이 등장하고 연간 100억 흑자 재정 추계가 나왔다.

그런데 이는 은수미 시장의 ‘의료원’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온 것이라 본다. 65세 노인들의 무임 승차제도라던가 무료급식, 무료 예방접종도 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이뤄진다. 의료원을 수익과 지출로 볼 게 아니라, 시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복지 영역으로 봐야 한다. 은수미 시장이 의료에 관한 이해와 학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은수미 시장만 탓할 문제가 아니다. 성남시의료원 이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한 탓도 크다. 이사회가 논의를 통해 성남시의료원의 방향을 바로잡고, 논의의 진전을 가져왔다면, 은 시장이 아무 것도 못했다고 평할 수 없었을 거다.

성남시의료원 이사회는 보건의료계의 드림팀으로 꾸려졌다. 보건의료계의 내노라 하는 이들이 서로 자기 주장과 알력으로 사안을 합의하지 못하고 질질 끌었다. 그렇다고 이사회 안건을 시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하지도 않았다. 이사회의 임기가 끝나가는 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길 바란다.

Q. 시민행동은 은수미 시장에게 ‘지역거점 2차 종합병원’으로서의 성남시의료원과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공공병원장 선임, ‘성남시의료원 건립을 위한 시민 T/F’ 구성 등의 요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결국 은수미 시장이 받아들인 것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A. 사실 최근의 성남시 내에서 은수미 시장의 '불통'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스피드게이트 문제도 그렇고,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도 거의 은수미 시장만 이야기한다고 하더라. 1시간 미팅을 하면 40분 이상은 은수미 시장이 말하고, 시민단체는 겨우 나머지 시간을 쪼개 말한다고.

은 시장이 귀를 많이 열어야 한다. 물론 행정가의 입장을 다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이권 등 지역사회단체들의 이야기를 조정하고 협의해야 하는 어려움을 이해한다. 

지방 공공병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거다. 낙후되고 느리고 태만하고, 질이 낮다 등등의 부정적 견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이야기 때문에 수익성과 고급성을 강조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학 병원’급의 ‘의료의 질’을 우선하면서 공공병원 고유의 역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최근 성남시의료원 관련 사업계획서를 보면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다시금 등장했다. 그래도 비중을 놓고 보면 여전히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우선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시민들이 만든 병원이다.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민참여형 공공병원으로 만들어야한다.

Q. 개원을 앞둔 시기까지, 여러 논란이 있다. 앞으로의 성남시의료원은 어떻게 꾸려져야 할까?

‘성남시의료원’이 주체가 돼야 한다. 성남시는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 조승연 전 원장은 ‘난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감사 보고에 의한 원장의 사임 등 성남시가 전권을 가지고 휘두른 사레가 많다. 

성남시의 역할은 시민들에게 공공병원을 알리고 교육 하는 등 지원에 힘쓰는 것이다. 어느 노조는 가까운데 어디는 멀고, 이런 식의 편가르기로 칼자루를 쥔 당사자가 되면 안 된다. 큰 문제나 분열이 있을 때 이를 봉합하는 역할로 충분하다.

성남시의료원 이사회도 독립병원이고 재원 출연 권한과 임명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의식을 갖고 방향을 잘 이끌어야 한다. 그간 이사회가 알력이 심해 의견 통일도 제대로 못시키는 등 문제가 있었다. 차기 이사회의 역할이 크다.  

성남시의료원의 역사는 특정 정당의 정책이 아닌 시민이 추동하고 발의해 만든 것이다. 당연히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시민들이 정보를 공개해달라, 합당한 처사인지 밝히라는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만든 ‘성남시의료원’은 어느 하나의 ‘특정 단체’나 ‘인물’에 의해서 주도 되선 안 된다.성남시의료원이 주도하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길 바란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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