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인가 레이저 홍보행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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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인가 레이저 홍보행사인가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6.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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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용 레이저 허와 실 심포지엄 지상중계]②

 

지난달 30일 열린 '치과용 레이저 허와 실' 심포지엄은 판매업체들의 홍보부스만 없었다 뿐이지 '레이저 시술을 홍보하기 위한 학술행사'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수의 레이저 판매업체 직원들이 청중석을 매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 첫 연자로 나선 단국 치대 김기석 교수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레이저의 종류를 '친절하게' 소개하면서 "레이저는 치과의 멀티플레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교수는 "연조직 치료에 있어 레이저 기기는 매우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목적에 따라 다양한 진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잘 조합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2개 이상의 레이저를 구입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세 번째 연자로 나선 조선 치대 김수관 교수도 임프란트 수술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술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레이저의 효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지"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즉, 어디까지가 학술적으로 안전성 등이 검증된 내용인지, 현재로서의 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밝히기 보다는 '임플란트 시술 시 레이저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는데 급급했던 것이다.

김수관 교수는 발표 마지막에 "무마취, 무통증, 무출혈이라는 광고 문구보다는 '마취 후 마취 효과 극대화', '진통효과', '출혈감소'로 광고하면 무난하다"며 광고의 방법까지 친절하게 전달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안양 e-편한치과 황재홍 원장의 발표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

황재홍 원장은 무마취로 환자를 시술하는 자신의 증례를 상세하게 보여주면서, 레이저의 마취 효과 원리를 설명하기도 했다.

황 원장은 "미국 국민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30%가 레이저 치료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치과의사들은 3.5%만 레이저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레이저 시술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를 오히려 치과의사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적극적인 레이저 기기 구입'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또한 황 원장은 "우리 치과에서 무마취로 레이저 진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통증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서 "그 중 29%가 하나도 안아팠다, 49%가 따끔따끔 했다, 22%가 아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무마취는 불가능하지만, 분명 마취와 통증완화 효과가 있다는 부연 설명이다.

이렇듯 발표자들의 레이저 찬사가 쏟아지자, 청중석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패널토의에 참가한 단국 치대 오충훈 교수는 "식약청에서는 '통증'과 관련해 허가를 해 준 적이 없다"면서 "이와 관련해 기능을 홍보하려면, 구체적인 논문 등의 증례들이 나와서 별도의 식약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종합토의 시간에는 치의학회 감사인 변영남 원장이 "누구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누구는 자신있다고 말하고 혼란스럽다"면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3無 광고는 안되고, 그렇게 자신 있으면 200개 이상의 증례를 만들어서 논문을 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국 치대 천재식 학장도 질의에 나서,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는지 분명히 언급하라"면서 "또한 '추정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지 말라"고 발표자들을 비판했다.

아울러 천 학장은 황 원장의 '30% 무마취 시술 성공' 주장에 대해 스케일링 등 일반 engine으로 해도 마취 안하고 할 수 있는 시술까지 포함해 놓고 마치 "임플란트 시술을 무마취로 30% 성공한 것처럼 말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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