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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는 '푸딩'이다[내가 본 건치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규진 인권위원장
최규진 | 승인 2019.04.25 18:00
최규진 인권위원장

건치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니 쉽지 않네요. 전 푸딩을 골랐습니다. 음, 썰을 풀면, 가끔 괜찮은 음식점에 가면 후식으로 푸딩이 나옵니다. 근데 그 푸딩이 메인 요리보다 훨씬 맛있어 급기야 메인 요리는 생각도 안 나고 그 푸딩의 향만 남아 집에 가는 내내 우리를 행복하게 하죠. 때론 그 집을 찾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건치는 그런 푸딩 같은 존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질투가 날 정도죠. 무슨 말인고 하니, 보건의료단체연합으로 의료지원이 들어오면 주로 인의협이 나가곤 하는데, 규모가 커지거나 별도 요청이 있을 경우 건치와 함께 나갑니다. 그런 날은 십중팔구 인의협 의료지원은 뒷전이 됩니다. 제가 실력이 모자란 탓도 있겠지만, 의과쪽에선 사실 해드릴 게 많지 않습니다. 약을 드린다고 해도 당장 효과를 보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그런지 진료를 보신 분들이 정말 고마워하긴 하는데 뭔가 맛집이라고 기대하고 왔다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건너편 건치 선생님들에게 진료를 본 분들의 표정은 너무 다릅니다. 기대 안 하고 들어갔는데 너무 맛있어서 이름을 외우게 되는 동네 맛집을 발견한 표정들입니다. 또한, 건치는 푸딩처럼 다양한 재료와도 잘 어울리고 어떤 틀에도 자신의 모양을 맞출 수 있더군요. 제대로 된 진료가 필요할 땐 이동진료차를 갖고 오시는데, 그럴 때면 진료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의료지원단 전체의 비주얼을 하늘로 끌어올려주십니다. 저도 줄을 서 진료를 받고 싶어질 정도죠.

이동진료차가 없다고 건치의 아우라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이랜드 의료지원 때입니다. 점거 투쟁이어서 이동진료차를 배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근데, 언제 준비하셨는지 “여러분의 투쟁을 지지합니다”는 문구가 새겨진 칫솔치약세트를 가져와 나누어주셨습니다. 그때 점거 농성하시는 분들의 환호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건치는 이런 단기활동만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와락진료소’와 ‘베트남평화의료연대’ 활동을 통해 또 다른 진면목을 보여주었죠. 샘나기는 해도 바로 그런 매력 때문에 건치와 함께 하는 일은 늘 기대되면서도 든든합니다. 믿고 찾는 푸딩 같은 건치! 앞으로도 늘 그렇게 있어줄 거라 믿습니다.

최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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