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2080세대] 손석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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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2080세대] 손석희를 보다
  • 한동헌
  • 승인 2006.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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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교(서울 치대)에 손석희 씨가 왔다.

이름하여 '명사 초청 강연회'라는 것 때문이다. 서울 치대가 올 해 들어 시작한 건데 이번이 다섯 번째다.

그동안 왔던 사람들이 기억에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금난새 씨도 왔었고, 원희룡 씨도 왔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왔을 때 많이 놀랬던 기억도 있다.

또 한 명이 누구였더라? 기억 못하는 그 분께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려고 하다가 에이 뭐... 그 사람도 날 기억 못할 텐데 내가 기억 못해준다고 달라질 거 있나... 해본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이라고 바뀌고 달라진 걸 느낀 게 바로 이 '명사 초청 강연'이란 거다.

내가 기억한 '명사'들이 내가 자리잡고 있는 위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그리고 그 '명사'들이 치과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을 상대로 꿈, 목표, 희망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나를 놀랍게 한다.

하여간… 손석희라는 인물의 유명세에 딴 때는 강연장 근처에도 기웃거리지 않다가 오늘은 시간 맞춰 강연이 열리는 강당으로 올라갔다.

학생회장이 손석희씨가 늦는다는 설명을 하는데 강당에 설치된 화면위로 손석희씨 사진이 큼지막하게 비춰지고 있었고 그 옆으로 자막이 올라가고 있었다.

손석희씨 글인데 내용은 자신이 남들보다 늦었지만(결혼, 직장생활, 그리고 특히 유학부분을 언급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뭐 그런 내용이었다.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 이 글이 와 닿아서 손석희씨를 섭외한 건 아닐지 생각해 봤다.

손석희씨가 도착해서 강연이 시작됐는데, "방송의 공공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지는데 학생들의 질문은 대부분 "지금도 공영방송이 있는데 더 늘어날 필요가 있는지…", "방송의 공공성이 강화되면 공공화 된 방송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방송이 공공화되더라도 공공방송의 품질이 나아지지 않을텐데 차라리 상업방송을 더욱 육성시켜 수출상품으로 만드는 게 낫지 않는지" 등이었다.

마지막 질문으로는 손석희씨 개인의 정계진출에 대한 것도 나오더군.

질문을 들으면서 좀 답답해졌다.

사실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질의응답은 '방송'이라는 단어를 '의료'로 바꿔서 이야기해도 될만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의 의식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와는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동기 한 놈이 나처럼 강연장에 왔다가 나오길래 "어땠냐?" 하고 물어봤더니, "기대 이하"란다.

청중과 연자가 따로 노는 판에 잘될 리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동헌(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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