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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경각"…눈 하나 깜빡 않는 삼성삼성 김용희 해고노동자, 단식 53일‧고공농성 46일 '단수 선언 및 의료진 접견 거부'…"단수 시 48시간 지나면 생명 위험"
문혁 기자 | 승인 2019.07.25 16:49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의 단식이 오늘(25일)로써 53일, 고공농성 46일 차에 접어들었다. 김 씨는 지난 23일부터 물 공급과 의료진 접견을 거부했다.

서울 강남역사거리 교통폐쇄회로(CCTV) 철탑에 사람이 홀로 서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와 명예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시작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의 단식이 오늘(25일)로써 53일, 고공농성 46일 차에 접어들었다.

고양이처럼 몸을 바짝 굽혀 기둥을 감싸 안아야 겨우 몸을 눕힐 수 있는 반경 1M 남짓한 공간. 몸을 일으켜 기댈 수도 없는 낮은 난간 위에서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선 김용희 씨에게, 삼성은 여전히 아무런 답이 없다.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쓴 채 부당 해고를 당한 김 씨. 삼성은 그의 부모를 찾아 협박과 회유를 진행했고, 그에 못 이긴 아버지는 행방불명 됐다. 만행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납치와 간첩 혐의 등 공권력 간 결탁 의심 정황도 눈에 띈다. 

목숨을 건 김 씨의 투쟁에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및 원로·중진들이 조속한 문제 해결 촉구에 나섰음에도 삼성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급기야 김 씨는 지난 23일부터 물 공급과 의료진의 접견을 거부하고 나섰다. 

"김 씨, 의학적 한계치 다다랐다"

반신마비 등 생명 위험 징후 드러나

인도주의사실천의사협의회는 그간 김용희 씨의 건강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방문 당시 모습.

그간 김 씨의 건강상황을 체크해 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최규진 인권위원장은 “김 씨의 건강은 의학적으로 한계치에 다다랐다”라며 “의료진 접견을 거부해도 좋으니 물이라도 끊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으나 그마저도 거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인권위원장은 “무더운 날씨로 탈수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에 단식 50여 일을 넘긴 김 씨가 물까지 안 먹을 경우, 최대 48시간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의지로 버틴다고 하더라도 그의 신장은 치명적인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김 씨가 앞이 까맣게 하얗게 안 보이고, 오른쪽 반신마비 증상이 2~3시간마다 한 번씩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증상은 자칫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이라며 “육안으로 확인하기에 엉덩이뼈가 다 드러나는 등 근육량까지 절대적으로 감소해, 체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다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 씨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받은 삼성 탄압 이야기로 흘러가고,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귀결된다”면서 “심리적으로도 위험하고, 일반적인 명사를 잘 떠올리지 못하는 등 지각 능력까지도 문제가 엿보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 씨 투쟁은 인간의 자존심‧존엄 문제"

"삼성, 무노조 경영 구태 벗어나 사과해야"

아울러 그는 “김용희 씨를 보면 영화 나, 다니엘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인간은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라며 “최소한의 명예회복이라도 받지 않으면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살아서 뭐 하겠냐?'는 생각으로 올라간 김 씨의 투쟁은 인간의 자존심과 존엄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노조 탄압에 저항해 목숨을 끊은 염호석 노동자의 시신까지 탈취한 삼성이 김용희 씨에게 그간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자명하다”며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같은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쇄신을 하고 싶다면, 노동자에 대한 근본적인 마인드를 바꾸고 김 씨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의 건강이 급박한 상황에 이르자 인의협은 오늘 성명을 발표했다. 인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단식투쟁자에 대한 몰타 선언에 입각해 더 이상 의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김용희 씨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삼성과 문재인 정부가 나서는 방법뿐”이라고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김용희 씨의 위급 상황을 우려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오늘 김 씨의 고공농성장 밑에 천막을 설치하고,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나섰다.

"사람 목숨에 눈 하나 깜빡 않는 삼성" 분노

자본공권력 결탁 문제…"정부가 나서라"

오늘(25일) 오전 11시 경, 노동자의집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김 씨의 고공농성장 밑에 천막을 설치하고,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나섰다.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보통 건장한 남성의 단식 인계점이 40일이라고들 한다”라며 “단식투쟁을 했던 사람은 근육, 뼈, 뇌의 영양 공급을 차례로 뺏기다보니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영위하기까지 오랜 재활의 시간이 필요하고, 설사 건강을 되찾더라도 기억력 감퇴가 심각한 부작용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운영위원장은 “김 씨의 건강을 우려해 하루에 한 번씩 동지들이 고공농성장을 찾고, 4시간에 한 번씩이라도 전화해서 건강을 확인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김 씨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3분 안에 응급조치가 안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시간이 빈 사이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무더위와 함께 장마가 시작해 지붕을 비닐로 씌웠지만, 비가 샐 수 밖에 없어 우비를 전해 줬다”며 “통화를 할 때 듣는 김 씨의 목소리는 기력이 아예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에 받은 탄압이 김 씨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의 부인도 부당 해고 이후로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었다고 하더라”며 “30여 년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간 김 씨는 여전히 1990년대에 머물러 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삼성을 두고 “사람 하나 죽는다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사람들”이라고 분노하며,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고, 국가와 자본이 결탁한 사건인 만큼 정부가 앞장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운영위원장은 “삼성이 과거 김 씨에 했던 일들과 노조탄압 수법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5.18이나 위안부 문제처럼 과거사위원회, 특별법 제정 등 국가가 나서 재벌의 노조탄압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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