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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그리고 생애경로로 바라본 건강"부경건치, 강신익 교수 초청 '의료인문학' 강연…'몸의 문제를 푸는 삶의 이야기'
이인문 기자 | 승인 2019.10.22 17:15

"병이란 나타날 기회가 없었던 내 몸의 속성이다. 병을 앓는 것은 그 속성을 나와 일치시켜 새로운 내가 되는 과정이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공동대표 조병준 김권수 이하 부경건치)가 지난 17일 부산 전포동 부경건치 사무실에서 '의료인문학' 강연회를 진행했다.

부산대치전원 의료인문학교실 강신익 교수를 초청해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부경건치 조병준 대표와 권지란, 김정선, 김회기, 박인순, 이강주, 전장화, 정승화, 조기종, 하현석 회원 등 13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신익 교수는 '건강인문학: 몸의 문제를 푸는 삶의 이야기'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인간의 몸을 기계적으로만 해석해 치유의 과정을 단순히 질병과 싸워 이겨내는 것으로만 바라보는 현대 의학의 관점을 너머 참살이 의학, 살림의 의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신익 교수

강 교수는 "데카르트 이후 서양에서는 내가 몸을 가진다는 심신이원론의 관점에 입각해 나는 마음, 의식, 영혼이고 몸은 물질이나 기계로 인식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인지과학과 면역학 등의 발전으로 이러한 이원론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나고 있으며 '나'라는 존재는 마음과 몸이 하나로 합쳐져 있는 '뫔'의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몸을 (병을) 고쳐야 할 기계와 의약품이 소비되는 시장, 그리고 감염성 질병과 싸우는 전쟁터로 보는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의 몸을 가꾸어야 할 정원, 그리고 삶이 기록되는 일기장이나 질병과 경험이 기록되는 그릇으로 보아야 질병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쌓으면서 새로워진 총체적인 존재로서의 '나(환자)'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인간의 삶도 유년기와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의 싸이클(주기)을 가진 평균적인 삶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나만의 독특한 경험과 삶의 방식이 담겨있는 생애 경로(Life Course)로 바라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심장 나이는 얼마라고 우리가 규정지을 때 그런 관점으로는 '나(의 심장)'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포함하고 있는 인구 집단의 평균을 볼 수밖에 없어 나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나 경험은 사라지고 말 뿐이라는 것.

결국 참된 삶(참살이)을 위해서는 '앎과 함과 삶은 분리되지 않는 한 덩어리로서의 인식이고 세계이며 몸이다(강신익)'는 관점 아래 몸과 마음이 하나의 총체가 돼 경험하는 어제의 삶(질병)을 통해 오늘의 새로운 '나'가 형성된다는 점을 인식해야만 집단의 평균적인 삶이 아닌 자기 진화를 통해 나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강 교수는 피력했다.

강 교수는 아울러 행복한 사람들은 보통 스스로 만들어낸 원칙에 따라 가는 이들이며, 이를 위해서는 회피동기보다는 접근동기로서의 몰입의 힘을 깨달아야 하고, 인간은 사회적 살림살이(공동체 생활)를 해온 존재로서 인간의 행복이란 감정도 인간 사회의 유대강화를 위해 진화한 감정이라면서 참살이의 길은 몸-마음-사회의 공진화 과정 속에서 세상을 알고(앎), 세상과 사귀면서(삶),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행하는 것(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 참살이 의학=살림의 의학은 몸을 기계로 생각한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너머 건강을 생성하는 것에 더 주목하면서 충치나 치주병을 치료만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질병을 경험한 후 앞으로 변화해가야 할 '나(환자)'의 자기진화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교수는 현재의 보건의료운동도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협동조합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지역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의사들을 고용해 병원을 차려서 공동체 구성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 은평구 살림협동조합의 예처럼 의료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운동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경건치가 지난 17일 의료인문학 강연회를 개최했다.

한편 부경건치 조병준 공동대표는 이날 강연과 관련해 "건치가 지난 30년 동안 추구해온 건강한 개인과 일터,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철학적으로 다시 한 번 짚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번 의료인문학 강연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건강과 건강불평등 문제를 탐구할 의료인문학 강연을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기획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연회 후 뒷풀이 모습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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