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에 냉소를 짓는 의사들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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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에 냉소를 짓는 의사들을 보며
  • 송필경
  • 승인 2020.11.03 1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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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임플란트 단상'과 상업의료, 그리고 미래를 위한 공공의료

 

치과 임플란트 원천 기술 또한 미국일까? 미국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치의학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분명히 미국이다. 첨단 치료 기술에서 최정상 수준도 물론 미국이다. 선진 학문과 기술을 익히려는 치과의사의 99%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우리 의료의 모든 모범은 미국 의료였고, 우리 의료는 미국 의료 체계를 따라하려고 많이 애썼다.

약 25여 년 전, 개성 있는 한 후배는 의외로 스웨덴으로 유학을 갔다. 유학에서 돌아온 후 스웨덴 의료에 관한 대화를 얼마간 나누었다. 그 당시 나는 북유럽 의료제도에 관심을 기울일 때였다.

스웨덴 유학을 다녀 온 후배와 내 나름 공부한 스웨덴 치과 의료는 아주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랬던 것 같다.

“스웨덴 치과의사들은 틀니를 만들지 못 한다고 했다. 그뿐아니라 상실한 치아를 대체하는 보철물을 잘하지 못 한다고 했다. 스웨덴은 어릴 때부터 예방 치료와 보존치료에 주력하기 때문에 치아를 거의 상실하지 않는다. 차이를 상실하지 않으니 보철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치아를 많이 상실한 경우에 하는 틀니는 일반 개업의는 아예 할 줄 모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치아 여러 개를 상실하는 경우는 대부분 교통사고 환자라고 했다. 그런 사고 환자는 대학병원급에서만 처리한다고 한다.

브레네막(Brenemark)은 스웨덴 정형외과 의사였다. 우연히 금속이 뼈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뼈와 잘 융합하는 타이타늄 금속을 개발, 부러진 뼈를 연결하는 시술을 개발했다.

그러다가 빠진 치아에 이 금속을 잇몸 뼈에 심어 치아 뿌리를 만들어 발전한 게 지금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임플란트의 원조이다. 브레네막 선생의 티타늄 금속으로 만든 임플란트는 치의학 사상 몇 안 되는 획기적인 발명이었다.”

그 당시 스웨덴 의료는 우리가 다가가야 할 의료의 미래를 모범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에 비해 우리 치과 현실을 살펴보자.

나는 1982년부터 치과의사 생활을 했다. 좀 거칠게 말하면 예방과 관련한 치료를 개업의들은 거의 하지 않는다. 대학병원도 학문적으로 연구는 하지만 임상 활동은 미미할 뿐이다.

예방치료와 보존치료는 의료보험 수가가 낮은 반면 보철 수가는 비보험이면서 수가도 높다.

스웨덴에서 거의 하지 않는 틀니를 포함한 보철물 제작과 관련한 치료가 개업 치과 진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주 수입원이 됐으며 지금은 임플란트 시술이 주 수입원이 됐다.

(사진제공= 송필경)
(사진제공= 송필경)

지금은 혼자 개업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 동업을 할 때였다. 나는 보존치료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신경치료를 어금니 3개에 동시에 했다. 약 1시간 좀 더 걸렸다. 그 시간에 동료는 임플란트를 3개 심었다.

접수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계산하는 데 내가 한 보존치료 비용은 약 5만원이었고, 임플란트 환자는 3백만 원을 결제했다.

당시 어금니 3개를 며칠간 치료를 하면 환자가 내는 비용과 보험 청구 비용을 포함한 총비용은 30만 원쯤 됐고, 만약 신경치료한 치아들을 보철 3개 한다면 약 1백만 원 들었다. 반면 임플란트 3개 비용은 당시 4∼6백만 원이었다. 보존치료보다 임플란트 시술은 같은 노력에 비해 3∼5배 수익이 높다.

미국에서는 보존치료 비용이 임플란트 비용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한다. 어금니 한 개 신경치료하는 보존치료비는 미국은 1백만 원 전후 한국은 20만 원 정도다. 미국에서는 신경치료한 치아를 씌우는 보철치료를 한다면 또 1백만 원 든다. 그러니 보존보철 치료가 임플란트보다 비싸다.

보존치료가 필요한 미국 유학생이 한국에서 보존 치료를 2개만 받으면 왕복 비행기 삯이 빠진다 할 정도다.

치과치료를 일반적으로 크게 3부분으로 나누면 이렇다. 예방치료와 보존치료, 보철치료다. 물론 교정치료, 전신질환과 관련한 치료, 이갈이·턱관절 이상 같은 특수 전문 치료, 그리고 구강 암치료 등도 있다.

스웨덴과 미국, 한국의 일반 개업 치료를 비교해 본다.

하나, 스웨덴은 무상의료에 가깝다. 치료비 본인 부담금액이 어느 한도에 다다르면 더 이상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는다. 예방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보존치료를 한다. 보철 치료는 거의 하지 않는다.

핵심적인 보존치료란 충치 발견 즉시 간단하게 때우고 건강한 잇몸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스켈링을 꼭 하도록 한다. 특수전문치료는 대학병원 급에서만 한다. 국민들이 보철 치료나 임플란트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모든 국민이 소득에 차별 없이 모든 치료를 공평하게 받는다.

둘, 미국은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고 사보험에 의존한다. 개업의도 전문의 자격에 따라 치료 범위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보철전문의는 보존치료를 하지 않는다. 보존전문의도 보철치료를 하지 않는다.

사보험에 들 수 있는 고소득자는 의료 수준이 높은 만큼 질 높은 치료를 받는다. 보철치료보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보존치료를 받는다. 수가도 보존치료가 오히려 보철치료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충분한 의료보험비를 낼 수 없는 중소득자는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에게 제한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보험을 전혀 낼 수 없는 저소득자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 처지에 놓여 있는 저소득 미국인이 약 5천만 명 정도라고 한다. 고소득층은 최상의 의료혜택을 누리는 반면 저소득층은 의료에서 소외된다.

셋, 한국은 전국민 의료보험이 정착돼 있어 미국보다는 치료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고 저렴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수가가 높은 보철을 비롯한 몇몇 치료는 보험에서 제외돼 있어 개업의들은 보존치료보다는 보철치료, 심미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개원가에서 보험 수가가 낮은 보존치료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마련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예방치료는 찬밥이다. 의료체제를 경찰 역할에 비유하면 어떨까?

스웨덴 경찰은 범죄 예방에 전력을 다한다. 사회범죄가 예방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으니 겉으로 보면 경찰이 폼이 안 나고, 맹숭맹숭하게 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경찰은 대단히 강력한 집단이다. 특히 FBI같은 조직은 수사 능력이 대단해 아주 폼이 난다. 허나 FBI에서 아무리 첨단 수사 기법이 발달해도 미국 범죄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범죄의 대형화는 심해가고 있다.

어떤 경찰이 바람직할까? 범죄가 별로 없어 맹숭맹숭하게 폼 안 나는 경찰일까, 아니면 대형 범죄를 쫓는 폼 나는 경찰일까?

이렇게 물어 보자. 어떤 치료가 바람직할까? 의사가 할 일이 없어 보이는 맹숭맹숭한 예방치료일까, 예방처치보다는 병이 커지면 첨단 기술로 큰 수술을 폼 나게 하는 치료일까?

우리 사회에서 의사를 만드는데 드는 개인적인 노력과 비용, 그리고 사회적인 비용은 만만치 않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친 의사에게 ‘공공을 위한 의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우리 실정에 전혀 맞지 않다. 의사가 되기까지 개인적인 노력에 대한 사회적인 보상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의 당위성만 강조하다 보면, 우리는 미래의 당위성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미래의 당위성이란 '예방의료 체계' 구축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예방의료'는 스웨덴식 공공의료이다.

정부는 단기간에 공공의료를 확충하려는 성급한 홍보로 정치적인 생색을 내려 하지 말고, 장기적인 공공의료 계획을 짜야 한다. 의사들은 지금의 낮은 의료보험 수가에 불만만 나타내지 말고, 점진적인 공공의료 확충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번 공공의대 확충 문제로 정부와 의사 사이 대립은 심각했다. 이런 심각한 대립은 때로는 미래를 위한 지혜가 될 지도 모른다.

공공의료 구축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익이 서로 다른 두 집단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이성의 타협 없는 감정 대결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최고의 지성인으로 자처하는 의사가 미래를 위해 이성을 발휘한다면 국민에게 바람직한 미래는 반드시 현실이 될 수 있다.

우리 미래 의료체계를 관료나 정치 집단에게 맡긴다? 나는 글쎄다.

의사란 자만심과 아집에 꽁꽁 묶여 공공의료에 냉소적인 의료인도 있지만, 수입보다 환자의 아픔을 먼저 배려하는 의료인도 많다. 그러한 의료인의 양심에 의료체계의 미래를 호소하는 편이 훨씬 더 가능성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송필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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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두 2020-11-09 18:51:06
스웨덴을 부러워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적은 인구/ 한정된 자원으로 국가 경제와 복지를 다 이루기 위하여 국민들의 합의를 이루어내었기 때문에 예방이 최적의 정책이라는 것을 알고 시행하고 있겠지요. 한국의 의사/치과의사들의 기술적 수준이 높은 만큼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당연하구요. 딜레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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