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81%‧약사 92%, 비대면진료 ‘실효성 의문’
상태바
의사 81%‧약사 92%, 비대면진료 ‘실효성 의문’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3.10.27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영석 의원실 긴급 설문…‘민간 플랫폼 사적 이익 우선하는 영리화’ 이유로 시범사업에 부정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와 함께 실시한 ‘비대면진료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지난 25일 발표했다. 설문기간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며, 설문에 참여한 의사는 69명, 약사는 427명이다.

설문조사 결과 현재 시행 중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참여율은 의사 33%, 약사 72.4%로 나타났으며, 해당 시범사업에 불참하는 이유로는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면책 조치 부재(76.9%)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서(61.5%)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비대면진료 제도 도입 본래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의사는 19%, 약사는 8%에 불과했다. 왜 시범사업이 본래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지에 대해 의사들은 ▲보건의료의 안전성 보다 편리성 추구(65%) ▲대상환자와 대상질환 범위의 부적절(58%)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약사들은 ▲민간 플랫폼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는 보건의료의 영리화(71%) ▲고위험 비급여 의약품의 오남용 처방 69% ▲보건의료의 안전성보다 편리성 추구(61%) ▲민간 플랫폼 폐해 및 복지부의 관리‧감독 부재(56%) 등을 꼽았다.

시범사업 계도 기간 중 주로 처방된 비급여 의약품은 ▲사후피임약(34%) ▲탈모치료제(20.6%) ▲여드름치료제(18.8%) 순으로 의료접근성과는 무관한 제품들로 확인됐다. 아울러 설문조사에 참여한 약사의 14.1%는 계도기간 동안 마약류 등 처방금지 의약품이 포함된 처방전을 수신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동안 주로 처방된 비급여 의약품 (제공=서영석 의원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동안 주로 처방된 비급여 의약품 (제공=서영석 의원실)

비대면진료 중개 서비스 플랫폼의 성격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의사는 ▲공공의 성격을 띠는 보건의료 단체가 주도하는 공적 성격의 플랫폼(33%)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직접 개발 운영하는 공공플랫폼(30%) 순으로 답했다. 약사는 공공플랫폼 53%, 공적 성격의 플랫폼 32% 순이었다.

서영석 의원은 “이처럼 공공 내지는 공적 성격의 플랫폼에 대한 높은 선호는 민간플랫폼을 통해서는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간플랫폼의 보건의료 시장 진입이 곧 보건의료 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범사업 확대 방안인 ‘의료취약지 범위와 초진 대상 범위 확대’에 대해서 의사 13%, 약사 7%만이 찬성했으며, ‘야간 휴일 연휴 진료 확대’에 대해서도 찬성은 의사 16%, 약사 11%에 불과했다. ‘재진 기준 완화’도 마찬가지로 의사 20%, 약사 9%만이 찬성하여 사실상 복지부가 시범사업 확대안으로 발표한 내용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것.

서영석 의원은 “비대면진료 인프라가 적절히 구축되지 않고, 기간 제한도 없고 제대로 된 제도적 보완책이 준비되지도 않은 채 몇 달마다 사업내용을 바꾸는 시범사업은 처음 본다”며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무작정 확대하려고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의사와 약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문제점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심지어 대통령 공약이었던 한국형 상병수당을 언급하며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그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대상자를 소득 하위 50%로 제한하고 보장 수준 역시 최저임금의 60% 수준인데, 이것을 믿고 국민들이 아프면 쉴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반대로 국민 편리를 핑계로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을 강행하고 확대까지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