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치과접근성은 낮은 건보 보장률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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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치과접근성은 낮은 건보 보장률 때문”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3.12.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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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치과대학 신설 반대 성명 발표…“신속한 치대 정원 감축 대책 필요”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 이하 치협)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각각 『치과대학 신설 관련 입장표명 및 입학 정원 감축 제안』의 공문을 송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치협은 지난 27일 성명서를 발표, 최근 충청북도와 충남대학교를 중심으로 국립치과대학 신설을 요청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치협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감염병 대처와 비인기 필수과 의사부족으로 인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의사 증원만이 해답인 것처럼 비춰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국립치대 70명 신설을 주장하는 것은 졸속적 정책”이라며 “인구구조의 변화, 의료 수요 예측과 평가도 없이 졸속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 정책 추진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치협은 “치과의사 공급 과잉 현실은 정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지난 2015년 발표된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연구’에서 2020년 477~1,501명, 2030년 1,810~2,968명 과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2020년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를 보면 2035년 5,803~6,115명 과잉 공급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현재도 치과의사 과잉공급으로 인해 치과 병‧의원 폐업률 증가, 과다경쟁에 따른 네트워크‧기업화, 과잉진료와 불법의료광고 등 부작용, 그엥 따른 환자 피해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치협은 “이런 상황인데도 치과의료 접근성이 낮은 이유는 치과의사의 공급부족이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률이 60%대인 의과에 비해서 치과는 30%대로 현저히 작기 때문”이라며 “주요 논문에서도 재정적 어려움이 치과의료 접근성을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으며, 단순히 치과의사 증원이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률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는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치협 강충규 부회장은“치협은 충청도 지역 및 모든 지역의 치과대학의 증원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며, 오히려 치과대학의 정원 감축이 돼야 마땅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국가적 정책으로 적정 감축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협 송종운 치무이사는 ▲치과대학 및 치의학대학원 정원 750명에서 125명(16.7%)으로 감축  ▲해외 유학생 유치로 인한 치과대학 및 치의학대학원 정원 감축문제 보완 등 치과의사 적정수급을 위한 정책을 제안키도 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신속한 치대 정원 감축 정책이 필요하며, 치과대학 신설 정책에 반대한다!

최근 정부와 여야가 ‘의대 정원 확대’에 이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필수의료 확충이란 대의를 앞세워 의과대학의 충원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국가적 재난상황에서의 감염병 대처와 비인기 필수과의 의사부족으로 인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의사 증원만이 해답인 것처럼 비춰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에서 인기영합주의 전략인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국립치과대학 70명 신설을 주장하는 것은 졸속 정책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수의 연구에서 치과의 미충족의료의 주요 요인으로 교육수준, 소득불평등, 의료보장 형태가 거론되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구강보건교육의 강화, 치과의료비 지원 사업, 예방사업의 강화 등으로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단순히 ‘국립치과대학의 부재’가 심각한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국가적 재난상황을 계기로 인구구조의 변화와 의료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나 평가도 없이 졸속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정부 국책 연구 결과 및 해외 사례 등을 고려해보아도 현재 우리나라의 치과의사는 절대적 과잉공급인 상황임에도 치대 정원을 증원하려는 시도에 대하여 전국 3만 치과의사들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치과의사는 심각한 과잉공급 상태임이 정부 연구 결과에 의해 증명된 상태이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된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연구』 의 우리나라 치과의사 추계 및 2017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 역시 치과의사 인력이 2020년 477명~1,501명, 2030년 1,810명~2,968명 과잉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에서는 2035년 우리나라 치과의사가 5,803명~6,114명 과잉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현재도 치과의사 과잉공급으로 인하여 치과병·의원의 폐업률 증가, 과다경쟁으로 인한 네트워크·기업화 등 영리만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질되면서 과잉진료와 불법의료광고 등 환자 유인·알선 행위가 증가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경영악화로 인한 불시폐업, 먹튀 치과현상으로 인한 환자피해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저수가를 앞세운 허위 과장 광고 및 과잉 진료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심평원 통계에 의하면, 신규개업대비 폐업률은 2021년 61%(개업 833개소, 폐업 506개)에서 2022년 67%(개업 800개소, 폐업 536개소)로 1년간 6% 증가하였으며 폐업률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치대 정원 감축 해외사례로는, 프랑스(1977년 8,726명 -> 1983년 6,000명으로 31.2% 감축), 미국(1980년 6,066명 -> 1995년 4,078명으로 37.8% 감축), 일본(1980년 3,360명 -> 1995년 3,005명으로 11% 감축) 등 적극적으로 치대 정원을 감축한 사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우리나라 치대 정원 증가 시도에 대하여 치과계에서는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국립치과대학 신설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하게 저지할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치과계는 묵묵히 대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하여 헌신할 것을 선언한다.


2023년 12월 27일

대한치과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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