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대경 민주시민상에 ‘이재갑 작가’
상태바
8번째 대경 민주시민상에 ‘이재갑 작가’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4.01.19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년 간 한국 근현대사 희생자‧장소 기록‧공유해 온 공로…대경건치, 지난 18일 시상식 개최
'제8회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민주시민상'을 수상한 이재갑 작가(맨 왼쪽)
'제8회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민주시민상'을 수상한 이재갑 작가(맨 왼쪽)

대구‧경북지역에 정의로운 인재를 발굴‧격려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민주시민상(이하 민주시민상)’의 8번째 수상자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재갑 씨가 선정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경북지부(상임대표 최봉주 이하 대경건치)는 지난 18일 대구광역시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별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제8회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민주시민상 시상식’을 열고, 이재갑 작가의 활동을 격려하고 상금을 전달했다.

민주시민상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는 “우리 사회가 들추고 싶어 하지 않는 아픈 이면의 역사를 기억하고 재구성하는 일, 그것을 사진을 통해 알리고 세상에 도움을 주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 온 이재갑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이 작가는 외형적 특성과 차이로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혼혈인들, 식민과 전쟁으로 인한 역사의 상흔과 질곡 속에 사는 사람들, 다양한 영역에서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어려움을 겪거나 고통 받는 우리 이웃들이 같이 위로와 격려를 받고 사회적으로 조망 받기를 바란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선정위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재갑 작가의 삶이 어렵고 고단하지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임을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갑 작가
이재갑 작가

1966년 대구 출생인 이재갑 작가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자로 남은 사람들에 대한 가려진, 망각된 진실이 논의되도록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그의 작품으로는 ▲군함도-미쓰비시 군칸지마 ▲강제징용 잔혹사를 기록한 ‘일본 속 한국풍경’ ▲강제징용 된 조선인 문제를 그들이 남긴 유적을 통해 보여주는 ‘상처 위로 핀 풀꽃’ ▲베트남전의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 현장을 기록한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 ▲1991~2018 한국전쟁 이후 태어나 배타적 차별을 받아 온 한국인 혼혈인들의 삶을 다룬 ‘빌린 박씨’ ▲2008년 경산 코발트 광산 사건을 기록한 ‘잃어버린 기억’ ▲10월항쟁 유가족과 함께 한 ‘그 해 10월’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를 다룬 ‘삶은 계속 돼야 한다’ 등이 있다.

최근 국회에서 ‘그들은 아직도 바닷물 속에 있다’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전시회를 통해 또 다른 군함도인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長生)해저 탄광 수몰사건을 알리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83학번으로서 학생운동이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데서 오는 부채의식으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재갑 작가는 “지금까지 늘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공유하는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이 상을 계기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기획하고 여태까지 제가 걸어온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이재갑 작가가 지난 30년 간의 작업물을 보여주며 사진에 담긴 의도와 비하인드를 설명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대구경북 바꾸는 밀알이 되길…”

(왼쪽) 대경건치 최봉주 상임대표 (오른쪽) 건치 이금호 공동대표
(왼쪽) 대경건치 최봉주 상임대표 (오른쪽) 건치 이금호 공동대표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대경건치 최봉주 상임대표를 비롯해 김명섭‧박준철 공동대표, 홍석준 사무국장, 건치 이금호 공동대표,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이정만 대표, 선정위 이정우 위원장 등 위원들, 10월항쟁민간인희생자유족회 등 내‧외빈이 참석해 함께 축하했다.

대경건치 최봉주 상임대표는 “우리 건치는 1989년 창립 이후 대국민 구강보건 향상과 사회 변화를 위해 운동해 왔고, 대경건치 역시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사회를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고 민주시민상 역시 그 연장선”이라며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이재갑 작가 본인의 말과 삶처럼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 온 이재갑 작가야 말로 민주시민상 제정 의미에 부합하는 수상자”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변혁을 위한 운동은 어떤 지역보다 힘들지만, 어느 지역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시민상이 지역과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해 온 이들에게 작은 밀알이 되길 바라며, 대구경북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마음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치 이금호 공동대표는 축사에서 “사진을 통해 지난 30년 간 우리 사회의 이면의 역사를 찍고 조명해 준 이재갑 작가에게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면서 “민주시민상이 이재갑 작가가 걸어온 지난 30년과 앞으로 걸어갈 30년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를 전했다.

이어 그는 “쉽지 않은 상을 8년간 기획하고 준비해 온 대경건치 회원들에게 감사하며, 건치 지부의 상으로서 더욱 널리 전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8회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민주시민상 시상식’이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별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