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구강건강 위기 내몬 장본인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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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구강건강 위기 내몬 장본인은 '정부'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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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 수준 OECD 최하위…인력 6명·예산 복지부 전체의 0.1%

 

국민들의 구강건강이 위기에 처한 원인이 다름 아닌 "구강보건정책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우식경험(충치) 영구치아수는 12세 청소년이 3.3개로 세계 평균인 1.61개의 2배에 이르고 있으며, 성인의 경우 절반 이상이 치아우식증, 86%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10대 다빈도 질병에 '치수 및 치근단주위조직의 질환'(4위), '치아우식증'(7위), '치은염 및 치주질환'(9위) 3개의 구강질병이 포함돼 있으며, 비급여를 포함해 국민이 구강질병으로 소비하는 비용이 연간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국민 구강건강 수준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음에도 중앙정부에서는 단 6명의 인력이 전담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전체 시도보건소까지 포함해 구강보건을 담당하는 인력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또한 구강보건 관련예산도 보건복지부 전체예산의 1%에도 못미치는 110억에 불과하며, 이중 노인의치사업(무료틀니사업) 예산이 68억을 차지, 실제 치아홈메우기 등 1차 예방사업을 위한 예산은 50억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이날 정책토론회는 건치 김용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1997년 설치돼 그나마 최근 들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구강보건 전담부서마저 해체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져 "국민 구강건강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건강세상네트워크, 의료연대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함춘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국민 구강건강 향상을 위한 구강보건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위기의 국민 구강건강, 어떻게 할 것인가?'를 대주제로 열린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제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가했으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김용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회식에서 인사말에 나선 건치 신이철 공동대표는 "구강건강은 치아 건강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필수적인 구성요소이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라면서 "아울러 연간 수조원의 의료비가 지출되는 가정과 국가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대표는 "오늘날 선진국의 길목에 서있는 우리에게 국민건강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의 인력과 터무니 없는 예산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딛은 구강보건행정 부서마저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날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부산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김진범 교수의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강릉대학교 치과대학 정세환 교수가 '구강질병의 사회적 부담과 해결방안',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이흥수 교수가 '국민 구강건강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보건복지부 유수생 구강보건팀장, 의료연대회의 신영전 정책위원장(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대한치과의사협회 전민용 치무이사의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 건치 신이철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먼저 기조강연에 나선 정세환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구강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어느정도인지를 설명하는 한편, 구강건강 악화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경제적 요인 등을 분석하고, 구강건강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이흥수 교수는 "왜 구강건강문제에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지" 이유와 근거를 7가지로 요약해 설명하고, 그간 정부 역할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분석해 정부 역할 증대방안을 제시했다.

패널토론에 나선 복지부 구강보건팀 유수생 팀장은 "지금까지는 저소득층 중심으로만 사업이 진행됐는데,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예방사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구강보건사업을 전 학교로 확대하는 등 검진과 교육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햇다.

의료연대회의 신영전 교수도 "'참여'정부라면서 조직개편을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묻고 "구강보건팀은 당연히 존속돼야 하지만, 지금 수준의 모습은 반대한다"며 확대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전민용 치무이사도 "구강보건팀이 없어지면, (수익면에서) 치과의사들은 오히려 좋아지는데, (의료법 반대투쟁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 위해 없앴다는 발상이 웃기다"면서 "구강보건팀 해체는 현 정부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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