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원, 암 환자 간병 사회적 지원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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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조원, 암 환자 간병 사회적 지원 대책 시급
  • 리병도
  • 승인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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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입원한 경우 환자 1명당 가족 및 친지 3명 간병에 참여, 사회적 비용 최소 1조원
우리나라에서 입원환자에 대한 간병서비스 제공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환자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나라 전체 사회적 암 환자 간병비용이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사실은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강세상)가 지난 7월 암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실태를 조사한 결과 입원 환자에 대한 간병부담이 환자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현실로 확인되었다. 이 조사 결과 암환자에 대한 간병은 89%가 가족들이 하고 있고 평균 2.9명(부모 배우자 자녀 등)이 간병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와 [2002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이용하여 200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입원환자중 간병인 이용으로 인한 환자 가족의 비용부담액을 추계한 결과 약 1,73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건강세상 관계자는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 환자 가족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간병에 대한 사회적 비용(직장인 휴직시 인건비, 식사비, 교통비, 간병 필요물품 구입비 등)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연간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추계는 큰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원인은 ①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간병서비스를 간호사의 임무로 규정하여 '간병인'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 ② 이에 따라 건강보험에서도 '간병'에 대한 비용에 대하여 별도의 급여를 적용하고 있지 않은 점, ③ 병원에서 환자간병에 대한 별다른 대책없이 간호사 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점, ④ 보건복지부가 지금까지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환자 간병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정책대안을 수립하지 않은 점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첫째,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간병인'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는 방향에서 대안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미 우리나라에는 약 1,700여개의 간병인 소개소에 약 3∼5만여명의 간병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제도권 밖에 둘 수 없는 문제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제도권 안으로 흡수함과 동시에 '간병인'의 자격, 교육과정, 서비스의 질 관리 등이 정부의 주관하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셋째, '간병'에 대하여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급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넷째, 병원이 간병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환자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건강세상 관계자는 " 이와 같은 방향에서 간병에 대한 대책이 수립되어야 환자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간병서비스에 대한 질적인 관리가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건강세상은 향후 이와 관련하여 제도개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환자가족들에게 간병으로부터 쉼과 여유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병봉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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