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리]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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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트리]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 신상훈
  • 승인 2007.07.0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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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먹고 살기 힘든 직업 중에 하나가 가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잘 나가는 스타들은 예외로 치더라도 전반적으로 음반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가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건모나 신승훈 같은 대형 가수들의 음반 판매가 500만 장을 넘기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음반 판매량 집계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사람들이 갑자기 음악을 싫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이 모든 현상은 MP3라는 기술 때문이다. 음원을 디지털화해서 파일로 보관하고 복사해서 컴퓨터에서도 전용플레이어에서도 듣는다. 심지어는 휴대폰에서도 듣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CD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지난달에 거대 음반 회사인 EMI에서 베토벤 전집이 장당 이천오백원에 출시됐다. 더 이상 EMI는 거대 음반 회사가 아니다. 지금은 ‘벅스’나 ‘소리바다’같은 음원을 판매하는 회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MP3가 등장하면서 동네마다 있던 레코드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변화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가진 것을 다 내놓을 수도 있는 위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는 나라다. IT로 대변되는 이 변화의 흐름은 정치와 문화 심지어는 개인의 삶의 양식까지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 변화를 ‘소 닭 보듯이’ 한다면 레코드 가게가 처한 현실이 나의 현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지금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흐름을 주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고령화가 가져올 변화

고령화가 가져올 영향력은 MP3의 등장이 가져온 결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겪을 고령화의 파고는 이제껏 세계 역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리라 예측되고 있다. 그만큼 그 속도 면에서 우려할 정도로 사회가 늙어가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고령화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한다.

하나는 저성장이고 하나는 저금리의 정착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당연히 저성장을 초래하고 저성장 시대에 기업들은 예전처럼 대규모의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 돈의 가치도 떨어진다.

금리는 돈의 값어치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으면 금리는 올라가고 빌려주는 사람이 넘치면 금리도 떨어진다. 수요 측면에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 중에 하나는 해마다 적립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기금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운영자금이 187조(2006년 기준) 2020년이면 1200조원으로 늘어난다. 이 기금의 90%가 채권에 투자되고 있다.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채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금리는 더욱 내려갈 것이다.

저금리는 양극화를 초래한다.

IMF 이전에 빈부의 격차는 지금 보다 크지 않았다. 별다른 금융상품이 없었고 중요한 저축수단인 정기예금의 경우 10% 이상의 고금리 상품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선택하든지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저금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0년대 초반부터 우선 부동산 자산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과 전세 살던 사람과의 자산 격차가 벌어졌다. 그리고 2002년 이후부터 꾸준하게 상승을 지속하던 주식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자산관리에 따른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저금리를 먼저 경험한 미국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80대 초반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를 맞이했던 미국에서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16년간 횡보를 거듭하던 주가가 1300%이상 급상승하는 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양극화는 가계와 기업에서도 일어난다.

IMF이후 기업은 악성채무와 부실기업을 털어내고 경쟁력을 회복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정도로 사정이 좋아졌다. 여기에 투입된 공적 자금은 장롱 속의 금반지까지 털어낸 국민들의 혈세였다.  기업들은 해마다 실적을 개선하며 거듭나고 있는 반면 경제회생의 볼모로 잡힌 가계의 사정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산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전 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부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부실기업을 인수해주는 조건으로 불가피하게 고용의 유연성을 보장해 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곧 비정규직과 실업자를 양산해 경제의 기본단위인 가계가 자본을 축적할 토대를 약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은 저금리와 더불어 가난한 자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기업의 주인이 되자

기업이 잘 되는 것이 배 아파만 할 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자산을 보유한 사람, 기업을 소유한 사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큰 흐름에서 각자 자신의 소득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기업이 잘 된다면 기업의 이익을 나누어 갖는 방법은 그 기업의 주인이 되는 방법 밖에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기업이 분배를 하는 방식은 오로지 주식을 통해서다.

사람들은 위험자산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오히려 총 위험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위험자산을 편입할 때다. 

시장은 늘 결정을 미룬 사람에게 공평하게 이익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 다만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또한 리스크를 어떤 방법으로 관리할 것인지 전문가를 통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과거의 잘못된 투자로 생긴 선입관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투자를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이 변화의 흐름은 분명 그 개인에겐 위기가 될 것이다.

신상훈(국제공인재무상담사, (주)머니트리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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