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리] 투자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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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트리] 투자와 비용
  • 신상훈
  • 승인 2007.10.0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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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달러, 어느 대기업의 수출 실적이 아니고 미국의 헤지펀드인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펀드매니저인 제임스 시몬스의 1년 연봉이다. 이 펀드의 자산규모가 120억 달러 정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도대체 이 한 사람에게 지불되는 비용이 어느 정도 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보통의 헤지펀드는 펀드 설정액의 2% 정도를 고정수수료로 이익의 20% 정도를 성과수수료로 챙기는데 유명펀드일수록 이 비율은 높아진다. 시몬스가 일하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5%가 고정수수료, 성과급은 이익의 44%에 이른다.

만약 이 펀드에 1억을 맡기면 5백 만원은 기본 수수료로 지급하고 50%의 수익이 났다면 2300만원을 다시 성과수수료로 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수수료를 뗀다면 난리가 나겠지만 이 헤지펀드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이다.

 

시간이 가장 큰 비용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수수료는 호두의 껍질 같은 존재이다. 투자를 본인 스스로 하지 않는 한 투자를 위임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비용이 아까운 사람들은 직접투자를 하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최선의 방법이다.

주식투자에 있어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종목을 고를 것인지부터 언제 사고 언제 팔 것인지 모두 정보가 있어야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지 정보가 있다는 것으로 부족하다. 그 정보는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여야 하고 정보를 정확히 분석하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직접투자자는 이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

투자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직접투자자가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투자하는데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경제학적으로 보자면 직접투자의 기회비용은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자기 직업의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기회비용은 증가한다.

본인의 소득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적을수록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직업에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 반드시 자기의 시간비용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수료보다 수익률이 훨씬 중요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수수료는 아낄지 몰라도 수익률에서는 간접투자자보다 손실을 볼 확률이 아주 높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분석력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개인의 능력은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비용은 투자기간을 고려해 결정하자

간접투자자에게 기회비용은 펀드 투자에 따른 수수료이다. 따라서 상품의 수수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현재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투자상품이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고 투자를 맘먹은 사람은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 지 망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은 수수료에 대한 이해나 선택이 결여된 채 막연하게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 수익률과 상관없이 너무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의 경우 수수료의 유불리는 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환매에 따른 페널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선택에 무리가 없는 반면에 변액보험은 사업비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 무조건 불리한 채로 팔리지는 않는다. 자기의 재무목적에 따른 비용의 발생시기를 고려해 적절한 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특히 변액보험은 상품의 구조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액보험은 장기적 안목·철저한 재무계획 선행돼야

변액보험을 단순하게 적립식펀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른 차이를 무시하고 투자의 관점에서만 볼 때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의 가장 큰 차이는 환매(혹은 해약)에 따른 환급액이 매우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변액보험의 경우 해약할 경우 적립금에서 미상각 사업비를 공제하기 때문에 초기 손실이 매우 크게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액보험을 가입할 때는 가입에 따른 재무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자금의 소요시기를 고려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해야 한다.

변액보험은 자녀의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 등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한 목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합한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보장기능과 수시 입출금 기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상품의 값어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재무목표에 적합하게 조합된 상품포트폴리오 안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투자도 하고 싶고 보험상품도 필요하지만 두 가지를 다하기에는 투자금액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변액보험은 ‘펀드변경’이라는 일반적인 적립식펀드에 없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아주 유익하게 써먹을 수 있는 옵션이다. 펀드의 종류를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바꾸거나 반대의 경우를 통해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수익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에 펀드를 관리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가입하는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것이다.

 

전문가는 간접투자해야

마이클조던은 자기집 정원의 잔디를 직접 깍지 않는다. 못해서가 아니라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직접투자에 따른 기회비용이 결코 작지 않지만 보이지 않아 간과되기 쉽다.

투자에 따른 비용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어느 것이 유리한 지는 자신의 재무목표와 부합하는가에 달려있다. 정확히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신상훈(머니트리 교육팀장, 02-312-6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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