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지비로는 병원 엄두도 못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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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유지비로는 병원 엄두도 못 내요”
  • 이현정 기자
  • 승인 2007.10.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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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의료급여수급권자 증언대회…'본인부담금 부과·선택병의원제 철회' 호소

“관절염으로 그동안 계속 파스를 써왔는데, 파스가 보험이 안 된다고 한 뒤로는 비용이 부담돼서 파스도 못 사다 씁니다. 정부에서 주는 6천원으로 병원을 다니려면 파스를 붙이는 것은 꿈도 못 꿉니다”

“병원 하나만 선택하라길래..고혈압에 관절염에, 피부질환까지도 겹쳤지만 관절염 치료만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병원들은 다 병원비를 내고 있는데 남들한테 별 것 아닌 돈인지 몰라도 저는 그 몇 천원의 병원비도 걱정돼 병원 가는 것을 엄두를 못 내요”

1종 의료수급권자들을 대상으로 본인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새 의료급여제도가 실시된 후, 쏟아져 나오는 수급권자들의 건강권 피해사례.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3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의료수급권자 피해사례 증언대회’에 나와 새로운 제도 실시 후 진료비 부담으로 인한 고통을 이같이 털어놨다.

이 날 대회는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료급여개혁공동행동이 새 의료급여제도에 따른 불편과 피해사례를 고발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 의료급여개혁공동행동은 지난 9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의료급여수급권자 피해사례 증언대회를 열었다.
대회에서는 수급권자들의 심각한 건강권 침해 사례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수급권자로 중복질환을 앓고 있지만 여러 질환을 치료받지 못하는 이들에서부터 본인부담금 과다로 인한 건강권 피해 사례, 본인부담금과 파스 비급여로 인한 피해 사례 등, 새 의료급여제도로 더욱 높아진 병원 문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 이들의 현실.

이들은 대회에서 “건강생활유지비 6천원을 지급하며 본인부담금을 납부하라는 것은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는 6천원어치만 아프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라고 주장했으며, 선택병의원제에 대해서도 “중복질환이 많은 의료수급자들에게 병원 한 곳만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은 병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복지부의 조치는 ‘반인권적 조치’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의료급여개혁공동행동은 ▲법정 본인부담금 부과와 선택병의원제도 철회 ▲파스 비급여 철회 ▲의료급여수급권자 차별 조장하는 모든 제도 시정 ▲건강권 보장 위한 주거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보완 실시 등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지난 7월 의료수급권자들에게 6천원의 건강생활유지비를 지급하는 대신 병·의원 진료비와 약값으로 1000~2500원을 본인이 부담케 하고, 만성질환자는 선택한 병원 1~2곳에서만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의료급여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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