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바쳐 일한 대가가 죽음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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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바쳐 일한 대가가 죽음이더냐…”
  • 박은아 기자
  • 승인 2007.12.1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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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13일 기자회견 열고 노동자 집단 사망 한국타이어 규탄

 

“금쪽같은 내 아들 살려내라!”

한에 시린 아버지의 절규는 여기까지였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눈물 섞인 절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고 결국 탈진한 그는 추운 땅바닥에서 드러누웠다.

▲ 한국타이어 노동자사망 유가족대책위 조호영 대표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지난 13일 역삼동 한국타이어 본사 앞에서는 ‘노동자 집단 사망’ 사태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과 사측 직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유가족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한국타이어 경영진과의 대화를 원했지만 회사로 들어가는 모든 문은 철저하게 잠겨있었고 입구에는 사측 직원 30여 명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다.

이를 저지하고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유가족들은 몸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고 회사 입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 대책위 조호영 대표가 탈진으로 쓰려져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결국 유가족들은 회사 내부로 들어가지도 못했고 나중에서야 고위관계자 한명이 나와 서한만을 받아갔을 뿐이다.

▲ 건치 김의동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에 앞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전 11시 한국타이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가 자행하고 있는 노동자 집단 산재사망, 산재은폐 등을 규탄하고 책임 있는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타이어 노동자사망 유가족대책위, 산업재해 노동자협의회, 민주노동당,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여러 사회단체가 참석했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노동당 이해삼 최고위원과 유가족대책위 조호영 대표가 취지발언을 했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성세경 회원, 산재노동자협의회 이경호 회원, 다함께 오정숙 회원이 기조 발언을 했다.

이어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의동 집행위원장과 유족 대책위 조호영 대표가 공동으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민주노동당 이해삼 위원은 “오늘 기자회견은 억울하게 돌아간 노동자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자리”라며 “작년 5월부터 15명의 노동자가 사망을 했는데도 당연히 책임져야할 회사 측은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규탄했다.

또한 이 위원은 “한국타이어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후보와 사돈 관계”라며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든든한 빽’ 때문인지 정부 역시 한국타이어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유가족 대책위 조호영 대표는 “4개월 넘게 회사 측에 대항해 시위를 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회사 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한편 김의동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문에서 “한국타이어 측은 유가족들과의 면담조차 단 한번 형식적으로 응했을 뿐”이라며 “집단 사망 피해자인 노동자들에게 산재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집단 사망'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를 규탄했다.

▲ 2006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 여에 걸쳐 15명의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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