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미국인의 평균수명 비만 탓이라고?
상태바
짧아진 미국인의 평균수명 비만 탓이라고?
  • 리병도
  • 승인 2004.10.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실한 의료보험체계와 빈부 계층 간 의료 서비스의 격차가 더 큰 원인
영국의 주간 옵저버가 20년 전 세계 최고였던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최근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세계 19위, 남성의 수명은 브루나이와 같은 수준인 28위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원인으로 빈부 계층 간 의료 서비스의 격차와 사회에 만연한 비만을 지적했다고 한다. 이 중 빈부간 격차는 더 심각한 원인으로 워싱턴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남성이 몇 블록 떨어진 부유층 지역에 사는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40년이나 차이가 나도록 건강 상태도 벌려놨다.

이 연구는 미네소타 대학의 로런스 제이컵스와 로드아일랜드州 브라운 대학의 제임스 머론 교수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는데 이번 연구는 미국 사회의 의료제도에서의 놀라운 불평등을 보여주는 결과의 하나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중앙일보 designtimesp=14410>는 이를 보도하면서 '비만 등 이유로 미국인 평균수명 짧아져'라고 제목을 뽑아 마치 비만이 이러한 불평등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기사를 내 보냈다.

그럼 과연 이런 미국의 현실이 비만 탓일까? 아니면 잘못된 의료제도 탓일까?

미국은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전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없어 경제적으로 가난한 환경에 있는 15%의 미국인들이 아무런 의료보험에도 가입해 있지 못하고 이는 결정적으로 그들의 건강을 돌볼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인 중 가난한 하위 20%를 건강 관련 통계에서 뺀다면, 미국인의 평균수명이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의료혜택에 접근할 수 없어 건강상태가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는 이러한 악순환은 그들의 나빠진 건강상태 때문이라 여겨지는데, 가난한 미국인 중 25%가 만성적인 건강상 문제를 갖고 있어 그들이 일자리를 구하거나 경제적 상황을 향상시키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가난한 상황에서 영양불균형과 값이 싼 페스트 푸드나 인스탄트 식품 섭취로 비만이 심해져 이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기사망에 따른 평균수명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남의 일만이 아니다.

요즘 계속 경제특구니 기업도시니 하여 영리병원 허용에 이어 공보험을 위협하는 민간의료보험 도입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국민 건강보험은 아직 보장성에 문제가 많지만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므로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