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소수정예 실패, 교수들 비협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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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소수정예 실패, 교수들 비협조 탓”
  • 이현정 기자
  • 승인 2008.02.19 18: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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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의소수배출특별대책위원회 김동원 위원장

첫 치과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이 응시생 95.7%인 220명 합격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치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합격자 발표 직후인 지난 2일 열린 치협 임시이사회에서 치과의사전문의제도 시행위원회(이하 시행위)가 이에 책임을 통감하고 총사퇴를 결의했으나, 일단 ‘대안 마련이 최선’이라는 이유로 총사퇴가 반려됐다.
이 날 임시이사회에서는 전문의 소수배출 문제의 대안을 마련할 한시적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으며, 그간 시행위에서 개원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해 온 김동원 원장(광진구 푸른치과)이 이에 필두로 나섰다.
본지는 전문의제도의 해법을 제시해야 할 중책을 맡게 된 김동원 원장을 만나 특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 전문의소수배출특별대책위원회 김동원 위원장
전문의소수배출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위)가 새롭게 구성됐다. 구성원이 어떻게 되나?

특위는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나를 비롯해 치협 김철수 법제이사, 조영식 기획이사, 마경화 보험이사, 박영국 수련고시이사, 경기도치과의사회 김성일 회장과 법률인으로는 양승욱 변호사, 외부인사로는 이화여대 임상치의학대학원 소아치과학 백광우 부교수가 구성됐다.

특위 구성의 원칙과 목적을 설명해 달라.

일단 기존 시행위에 없던 이들을 갑자기 영입하게 되면 그동안 논의의 역사성을 몰라 업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 기존 구성원을 기본으로 했다.
앞으로 법률적 문제가 대두하게 될 것이 예상돼 양승욱 변호사를 위원으로 구성했고, 백광우 교수는 현장에서 출제했던 문제가 질적으로 매우 좋았다고 평가돼 위원에 함께 하자고 했다.

특위는 우리가 약속한 8% 배출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

그동안에도 AGD, 수련기관 기준 대폭 강화 등의 전문의 8% 소수정예 배출을 위한 대안 제시돼 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련기관 기준 문제처럼 의료법 시설기준 때문에 잘 풀리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결국 실패의 요인은 교수들의 비협조에 있다.
누구라고 굳이 밝히지는 않겠지만, 시행위원으로 참가한 교수들은 처음에 시험으로 선별 가능하다고 호언장담 했다가, 막판에는 시험으로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꾸더니 시행위를 탈퇴했다. 이는 매우 비겁한 행위다. 그들은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했어야 했다.

출제 문제 난이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어떻게 이런 문제가 출제됐나 싶을 정도로 너무 쉬웠다. 치과대학 재학생들도 풀 수 있는 문제 수준이었다.
이런 문제들이 정말 자격인정시험 수준의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출제교수들에게 묻고 싶다. 더러는 굉장히 쓸만한 문제도 있었지만 ‘이런 문제를 애들이 어떻게 풀겠냐’는 논리 때문에 사장됐다. 변별력이 충분히 있을 수 있었지만 안한 것이다.

소수정예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건치는 소수정예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당연하다. 8% 소수정예 배출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수많은 이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며 만든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첫 시험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그러나 원칙을 고수하기 위한 방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당장 4월 치협 대의원총회 이전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뾰족한 대안이 있나?

물론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공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다. 들어가는 숫자와 나오는 숫자를 맞추는 것 만큼 쉬운 방법은 없다. 그러나 병원 운영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대책은 있다. 우선 변별력있는 시험 문제를 제출하도록 교수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것이다. 또한 기초치의학 문제 포함과 시험범위 확대 등의 다양한 대책도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협조에 나서지 않는 어려운 상황 등이 발생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될 것이다.

특단의 조치라면?

2, 3가지의 강수가 있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아직 밝히기는 힘들다. 최악의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아마 협회장이 직접 밝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의원총회가 끝나고 나면 시행위 인사도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관계자를 제외하고 시행위가 구성돼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는데…

그들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결론이 어떻게나든 시행위에 함께 들어와 이야길 해야 한다. 물론 여태 큰소리 치다 막판 무책임하게 시행위원을 사퇴했던 이들이 함께 하긴 어려울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앞으로 함께 하게 될, 국민구강건강을 주창하던 병원관계자들의 양심을 믿겠다.

끝으로 많은 우려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치계 구성원들에게 한 말씀.

치계가 많이 시끄럽다. 시험이 한 해에 끝날 것도 아닌데 공직은 소탐대실했다.
그러나 대책은 얼마든지 있고, 그 선택은 4월 대의원총회에서 이뤄질 것이다.
위원장으로서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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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ood 2008-02-25 10:42:45
병원에서 수련의 선발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교수들에게 몇년간 수련받으며 고생하고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을 시험으로 숫자를 조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공을 넘기는 태도로 보인다. 협회는 문제를 어렵다고 피할것이 아니다. 교수들의 탓이 아니라 안이한 협회의 대응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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