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비내리는 성북동 골목을 지나 간송미술관에 들어섰다. 5월 18일부터 6월 1일까지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오원파 화전이 열리고 있다.
아다시피 간송미술관은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 1906~ 1962)선생이 1938년에 설립한 보화각을 전신으로 하는 사설박물관이다. 일제 강점기 선친에게 물려받은 엄청난 재산-10만석지기였다고 한다-을 바탕으로 수집한 국보 9점 보
물 12점 등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소장품규모는 극소수 관계자들만 알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무도 모를 것 같다. (간송 본인이 비교적 일찍 타계한 탓도 있고...) 평소에는 비공개되며 매년 5월과 10월에 각각 2주씩 정기전시회를 통해 일반인에 개방된다.유물도 유물이지만 대지가 4,000평에 달한다고 하는 정원(?)은 도시속에 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주위가 한적하고 조용하다. 미술관 건물인 보화각도 갖가지 꽃과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건물자체가 70년이 된 문화재(?)급 건물이니 용산박물관 같은 새 박물관과는 느낌이 다르다. 주변 숲과 풀밭 곳곳에는 석탑이나 불상, 건축석재 등 유물들이 흩어져 있다. 원래는 마당에 공작과 닭이 있는데 이번에 보니 A.I. 여파인지 새장울타리를 검은 비닐망으로 둘러싸 놓았다.
아무튼, 이번에는 오원 장승업과 함께 그의 화풍을 이은 현대 한국화의 거두인 소림 조석진, 심전 안중식, 백련 지운영, 위사 강필주의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의 그림은 청전 이상범, 심전 노수현으로 이어져 19세기 말 ~ 20세기 초에 태동한 현대 한국화의 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19세기말 사대부층이 몰락하고 중소 상공인과 부농이 부상하면서 오히려 서툴고 허술함이 드러나는 오원의 그림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같은 평에 관심이 간다. (영화 취화선 때문에 술에 취해 붓을 휘두르는 장승업의 모습을 상상하기 쉬운데 실제 오원은 그림을 그릴 때는 굉장히 집중하고 고심해서 그리는 화가였다고 한다.)
간송미술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 오후 6시이고 입장료는 없다. 주말에는 성북초등학교 운동장에 주차할 수 있다. 근처에 길상사도 있고 상허 이태준 작가의 고택 수연산방-찻집으로 개방됨- 등이 있다.
앞으로 계속 한국화 소식 올려 주시고.. 우리 정체성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