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공단 고객센터지부와 고객센터를 ‘소속기관으로 전환’한다는 2021년 사회적 합의를 파기, 지난 10월 700명을 정리하고 경쟁채용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건보공단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공단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건보공단 고객센터지부는 지난 11월 1일부터 파업에 나섰다. 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지부장은 파업과 동시에 단식에 돌입, 지난 5일부로 단식 35일차를 맞았다.

이에 142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보공단에게 책임을 물으며, 사회적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지난 2021년 고객센터의 소속기관 전환 합의에 대해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고객센터 상담원들이 건강보험료, 건강검진, 피부양자 신청 등 공적인 업무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마땅히 건보공단이 고객센터를 직접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건보공단은 합의 2년이 지난 지금 상담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체의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며 “건보공단은 소속기관으로 전환 시 고객센터 인원의 41.3%에 해당하는 700명을 정리하고 경쟁채용을 하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건보공단은 지난 2019년 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3단계 민간위탁 정책 추진방향’ 이후 입사한 이들을 경쟁채용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2021년 합의와 관련도 없고 그 추진방향의 실효를 다했음을 아는데도 고용노동부는 묵묵부답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2021년 합의사항은 ‘공공성 강화’와 ‘취약계층 일자리 질 개선’이라는 원칙을 무시하고 700명을 정리하는 것도 합의정신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고객센터의 소속기관 전환은 마땅히 공단에서 했어야 할 일을 용역업체에 맡겨온 왜곡된 구조를 바꾸는 일이며, 공적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불합리한 차별적 대우를 받아온 노동자들의 권리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회사가 콜수 경쟁을 시키는 등 충분한 상담을 방해하는 조건에서도 공단의 공공성을 지키지 위해 최선을 다해 상담을 해 왔다”며 “이런 이들이 헤드셋을 놓고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함께 일한 동료를 버리라는 잔혹한 공단의 주장에 맞서겠다는 선언이며, 우리 시민사회단체들도 이 투쟁에 존경과 연대를 보내며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건보공단은 고객센터지부의 파업에 대해 ‘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노조원 400여 명을 원주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는 건보공단 고객센터지부의 투쟁을 지지하는 142개 시민사회단체 명단이다.

안은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