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세상이면 잠시 멈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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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세상이면 잠시 멈춰도 좋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10.3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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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권력에 분노한 시민 3만여 명 “박근혜 퇴진”외쳐 …내달 12일 대규모 집회 예정
▲ 지난 29일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는 사유화된 국가권력을 가지고 최순실과 함께 이 나라를 말아먹고, 서민들 노동자들 등쳐서 재벌에게 돈을 갖다줬다. 그것이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다. 재벌들은 자꾸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그들은 박근혜 정권과 공범이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노동개악! 철도 민영화! 의료민영화 철회하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함께 깊은 공감을 표하며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은 영상 4도를 웃도는 초겨울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9일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 3만여 명(경찰측 추잔 1만 2천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을 이용해 재벌들과 정부가 추진해 온 의료‧철도‧교육 분야의 민영화, 쉬운 해고를 골자로 하는 성과연봉제 등 노동개악,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무책임, 최근의 과잉진압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까지 일련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의 외침이기도 했다.

33일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은 무대에 올라 “성과연봉제가 헌법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 사람이 정녕 대통령인가?”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지금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역이다. 오늘 우리의 투쟁은 우리사회를 지배해 왔던 모든 거짓과 미신과의 투쟁이다”라고 시국선언문을 발표, 투쟁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성남시 이재명 시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그 위대한 통치권한을 근본도 알 수 없는 무당의 가족에게 던져준 것을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내몰고 이번 사건의 몸통인 새누리당의 해체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시작은 친일 부패 독재의 청산으로부터, 공정하고 공평한 나라의 새출발은 박근혜 사퇴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찬동했다.

이화여자대학교를 비롯한 서울소재 대학에서 나온 학생들이 무대에 나와 현 시국에 대해 성토했다. 한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 살인적인 과잉 진압에서 외치던 ‘법과 질서’를 자신이 산산조각냈다”면서 “아울러 우리는 박근혜에 붙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던 전경련과 모든 경제권력들과 싸워야 한다. 박근혜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면 잠시 멈춰도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민들은 집회 후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광교, 종각, 종로2가 인사동, 북인사마당까지 1.8km를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으나,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광화문광장으로 우회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경찰과 3시간 여 동안 대치했다.

이 과정 중 집회 참가자 1명이 경찰 폭행 혐의로 연행됐으며, 경찰은 과격시위에 대비한다며 살수차를 대기시켰지만 큰 충돌 없이 오후 11시 20분 경에 시위는 마무리됐다.

▲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박근혜 정권 퇴진까지 시민 촛불 계속…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지난 30일 성명을 내고 “국정농단, 비리의 몸통이 대통령인데 대통령을 가만히 두고 거국내각 운운하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지금 필요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며 “거국내각 구성으로 국정농단,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촉발된 국민적 분노가 사그라들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쟁본부는 “국민적 바람을 거부한다면 주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는 투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고 끝내 퇴진 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투쟁본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매일 청계광장을 비롯한 전국 거점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으며, 오는 11월 12일 약 15만 명 규모의 민중총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투쟁본부를 비롯해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4.16연대, 민주주의국민행동 등은 오는 11월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시국회의’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대학생 관악대원들도 나서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를 연주했다.
▲경찰 차벽에 붙은 '최순실 나와라 박근혜 하야' 부적
▲ 박근혜 정권 퇴진을 기원하는 '시굿선언'을 펼치는 무리들
▲ '측근부패, 세월호 참사, 친제국주의 정책, 노동자 서민공격…박근혜는 퇴진하라'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시민
▲ '권력무당 등판, 청와대엔 굿판, 나라꼴을 개판' 등 피켓을 든 대학생들이 시위하고 있다.
▲ '비밀정부 주술국정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는 피켓을 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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