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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도 노동자니 당연히 관심 가져야죠”[인터뷰] 꿀잠 치과진료소 진료단 심영주 선생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12.19 17:24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기현 홍수연 이하 건치) 청년학생위원회 파란(위원장 정석순)을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는, 상경 투쟁을 벌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 공간 ‘꿀잠 치과진료소’가 내년 1월 19일 정식으로 개소된다.

본지 함께 진료단을 꾸려나가는 멤버이면서, 야무진 맏언니 역할을 맡고 있는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 심영주 선생(원광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교실)을 만나 ‘꿀잠 치과진료소’를 준비하면서 느낀 소감과 파란위원으로서의 활동에 대해 들었다.

심영주 선생은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01학번으로, 2007년 졸업과 동시에 모교 치과병원에서 인턴을 거쳐 2008년부터 연세대학교치과병원에서 레지던트와 펠로우를 지냈다. 2012년부터 원광대학교 대전치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13년 전임교수 발령을 받았다.

- 편집자

심영주 선생

심영주 선생이 건치에 첫 발을 들인 건 다른 아닌 2014년 10월 건치신문 창립 20주년 기념식 때였다. 친한 선배인 정석순 원장을 따라 행사에 참석했고, 얼떨결에 회원 가입까지 하게 됐다고.

그날 행사에서 받은 건치에 대한 첫 인상은 ‘중간 연령대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회비를 내니 책임감과 관심이 생겨 건치를 좀 더 들여다보기로 했고, 금세 5년이나 지났다.

“원래 건치를 알고 있긴 했지만, 어떤 단체인지는 몰랐다. 회비를 내는 이상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의무감에 어떤 단체인가 열심히 봤다. 아동치과주치의제나 치과의사전문의제 등 현안 분석이나 해결방안, 정책을 만드는 일을 굉장히 잘 하는 단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런 일(?)만 하는 분들인 줄 알았는데, 정달현 선생님이 성미산마을 공동체 운동을 하는 것, 또 박길용 선생님이 지역에서 환경운동과 신문사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 속에서 치과의사 말고도 다양한 얼굴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건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들이 모인 조직이니, 건치가 치과계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누구라도 들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 선배들이 은퇴하면 이 일은 누가 계속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가진 문제의식을 석순 언니가 짚어주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참치학교’에 참여하게 됐다“

의료는 나눠야 가치 있는 것…공감 능력 필요
‘꿀잠치과진료소’ 생각 나누고 실천할 공간되길…

건치 재생산에 관심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달라진 세대와 대학문화를 꼽았다. 심 선생은 “과거 87세대에는 민주화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고, 개별화, 원자화 돼 있다. 그런 세대다 보니 치과계뿐만 아니라 사회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보니까, 학생들은 공부, 동아리, 자기 취미 정도에 관심이 있을 뿐이고 기껏해야 봉사활동을 다니는 정도다. 그런 환경이다 보니까 막상 졸업해서 치과의사가 돼도 공감능력도 떨어지고 ‘임상’, ‘진료’라는 것에만 한정지어 자신의 역할을 축소시켜버리기 쉽다“

그러면서 심 선생은 ‘의료’가 가진 공공재적 성격에 주목하면서, 치대생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요즘 라이프라는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의료와 의료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원론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의료는 공기나 물처럼 공공재와 같다. 돈 없어서 치료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야 하고, 의료인은 환자를 합당하게 치료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의료라는 게 전문 영역이긴 하지만, 내가 그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해서 내 것이 아니라 나눠야만 그 지식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의료라는 게 또 정책이라든지 술식이라든지 하는 작은 변화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예를 들어 틀니나 임플란트가 보험화 됐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치과의사는 메디컬 닥터보다는 덜 크리티컬한 직업이긴 하지만, 건강 문제에 있어 분명한 역할이 있고, 영향력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졸업 전에, 의료체계라든지 사회 문제 등등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흘려듣더라도, 나중에 어떤 결정을 할 때 영향을 받는다. 학생 때 이런 데 관심을 갖지 않으면 졸업하고 사회 나오면 더더욱 힘들다.

나도 건치에 와서 선배들의 활동을 보고, 스터디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기회의 공간이 확장되는 걸 느꼈다. 이런 계기들을 후배들도 함께 누려갔으면 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모여서, 참치학교가 됐고, 거기서 머물지 않고 배운 것을 발전시키고 실천해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러던 차에 꿀잠을 알게 됐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김형성 사업국장님과 의기투합해 꿀잠 치과진료소를 세우는 데까지 오게 됐다“

2017년도 제3차 참치학교에서 심영주 선생

치과의사도 노동자…노동‧사회문제 관심 가져야
진료봉사 뿐 아니라 노동 강연도 함께 진행

심 선생은 ‘꿀잠 치과진료소’를 세우고, 활동의 의미를 여기서 찾았다. 바로 치과의사 역시 ‘노동자’라는 것. 단순히 후배들에게 실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것에서 시작했지만, 마침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공간이었고, 건치의 지향과도 맞아 떨어져 심 선생은 내심 놀랐다고.

“정권은 바뀌었지만, 각 부문에 대한 민영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노동 문제가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꿀잠을 알게 되고 진료소까지 만들게 된 건 의미가 있다.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치과의사도 노동자다. 보통 개원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페이닥터를 하더라도 자신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생각을 못한다. 개원을 하더라도 사실 마찬가지다. 은퇴라는 개념이 사실 없으니까 잘 못 느끼는 것뿐이다.

지금 참여하는 친구들은 순수하게 봉사하는 마음이 크다. 이제 거의 진료소가 완성돼서 실감이 나지만 처음엔 이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닛체어도 기증 받고 하나하나 채워져 가면서, 학생들도 관심을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보니 정말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 선생은, ‘꿀잠 치과진료소’가 단순 진료 봉사 공간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봉사자들을 대상 으로 한국의 노동문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보고, 꿀잠과 상의해 강연도 진행할 생각이다.

“비록 진료소로 시작하지만, 후배들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내가 대면하고, 진료하는 사람, 환자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건 누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하다“

끝으로 심 선생은 참치학교, 그리고 꿀잠 치과진료소를 통해 학생뿐 아니라 동료 선후배 누구라도 사회에 관심을 갖고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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