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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병원 부실청문, 위법성 은폐 목적?범국본‧제주도민운동본부, 비공개 녹지병원 청문 강력비판…사업계획서 승인‧허가 과정 위법성 질의 ‘0’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3.27 17:05

시민사회와 언론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청문주재자 오재영)’이 지난 26일 비공개로 진행됐을 뿐 아니라, 청문 내용 자체도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남겼다.

이에 영리병원철회와의료민영화저지를위한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과 영리병원철회와원희룡퇴진촉구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오늘(27일) 성명을 내고 비판에 나섰다.

먼저 이들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양측의 모두 발언과 녹지 측 주장에 기초해 보면, 허가 취소를 위해 반드시 물어야할 미비한 사업계획서 내용에 관한 질의는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병원 유사사업 경험자료 미제출이 명백히 확인됐고, 이를 대신해 내놓은 것은 국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우회 진출이 명백한 중국 BCC와 일본 IDEA와의 병원 의료진 채용과 운영권에 대한 업무협약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누가’ 병원의 실소유주인지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며 “미비한 서류와 위법적 내용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허가한 보건복지부와 제주도정은 행정당국의 부실허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이에 대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며 “원희룡 도지사가 제대로 허가 취소할 의향이 있다면 제주도특별자치도법과 조례에 명시된대로 사업계획서 미비에 대해 질의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원희룡 도지사가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법적 사업계획서 승인과 허가를 덮기 위한 또 다른 위법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태 핵심 축소‧은폐, 반민주적 행정기록

특히 이들은 이번 청문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며, 사태 핵심을 왜곡해 제주도민 나아가 전 시민사회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정은 청문취지 모두발언을 통해 행정 처분 자체가 숙의민주주의 조례에 따라 이뤄진 절차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마치 지금의 사태가 이 조례에 따른 공론조사와 그 결과로 인해 원 지사가 조건부 허가를 낸 것처럼 의도하고 발언한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 때문에 허가 취소 처분과 관련해, 조건부 허가 문제가 아니라 사후 이뤄진 의료법 위반행위 문제만을 다루는 청문이라며, 그 내용을 축소 은폐했다”고 규탄했다.

또 이들은 “제주도민이 낸 결과는 의료 공공성을 파괴하는 영리병원에 대한 조건 없는 불허였다”면서 “법과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조차 없는 원 지사가 법과 숙의민주주의를 언급하는 것은 그야말로 역겨운 일”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들은 녹지그룹이 제주도와 제주개발센터(JDC)의 투자 요청에 의해 부동산 투기목적으로 헬스케어타운에 투자했다고 밝혔고, 그것이 사업계획서에서 ‘의료관광’을 주 사업으로 한다고 수차례 밝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청문에서는 사업계획서 여러 곳에 명백히 ‘외국인 관광객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해 놓고 내국인 진료 금지를 핑계로 개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엄밀히 질의하고 다퉈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 질문을 할 수 없는 건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가 이번 사태의 공모자이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이들은 “원 지사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영리병원에 조건 없는 허가를 내 준다면, 또 한 번 부패와 무능, 비민주 정치인으로 각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녹지의 ISDS 협박, 근거 없다

또 이번 청문에서 녹지그룹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측은 녹지국제병원의 미개원 귀책사유가 제주도에 있고, 녹지그룹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 측은 “2017년 8월 28일 개설허가 신청 당시 녹지국제병원은 진료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췄으나 한국인들의 반대여론과 숙의민주주의 공론조사로 인해 의료진들이 대거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국본과 제주도민운동본부에 따르면, 국내 의료진의 우회투자 의혹이 불거진 2017년 이후 134명의 의료진을 채용하겠다는 녹지국제병원의 계획은 완료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어떤 의사도 녹지국제병원에 공식 채용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녹지 측도 고용계약서 등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녹지 측은 영리기업답게 영리병원에 우호적인 원 지사로부터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아 헬스케어타운 노동자 임금 체불, 건물은 가압류 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녹지 측이 한국인의 반대여론, 숙의형 공론조사 결과로 인해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됐으며 이는 투자자-국가간 중재 청구(이하 ISDS) 대상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못 밖았다.

이들은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대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제한한 것은 한중FTA 상 우리나라 주권 사항인 국내 보건의료제도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결정으로 ISDS 청구대상이 될 수 없다”며 “아무리 ISDS의 위력이 크다 하더라도 녹지가 돈을 벌기위해 투자한 자본을 반환할 의무를 한국정부에 지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FTA의 원형으로 ISDS의 원형이 됐던 미국-캐나다-멕시코의 NAFTA는, UMSCA 협정으로 변화하면서 미국-캐나다사이의 협정에서는 3년 후 ISDS 절차가 사실상 폐기되고, 미국-멕시코 사이의 협정에서는 ISDS의 위상이 절대적으로 약화됐다.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라는 애매모호한 ISDS의 전가의 보도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즉 이번 녹지측이 들고 나온 근거조항을 없앤 것.

아울러 이들은 이번 사태 해결은 ISDS 당사자인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며,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도정,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JDC가 사업시행자이자 협력관계로 있는 이번 사태에서 ISDS 당사자는 FTA 협정을 체결한 중앙정부, 즉 문재인 정부”라며 “보건복지부의 사전승인, JDC의 사업 추진 자체가 이 문제의 핵심이므로, 문 정부가 책임지고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FTA에서 ISDS를 삭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녹지국제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을 통해 모든 공익적 제도를 기업의 이윤과 맞바꾸려는 현행 ISDS는 제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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