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복수초(福壽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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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복수초(福壽草)
  • 유은경
  • 승인 2020.02.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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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스물 세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언 땅을 헤치며 올라와 낙엽 밑에서 숨을 고르더니 조심스레 봉우리를 올린다. 때를 기다려 한껏 벌린 노란 꽃잎 안으로 탐스런 이른 봄 햇살이 그득하다. 튕겨내는 태양빛에 한껏 눈이 부시다. 아, 이리 황홀할 수 있을까? 바라보고 있자니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길고 추웠던 지난 시간을 잘 견뎌낸 우리들에게 계절이 안겨주는 선물인 게 분명하다

여기저기서 신상이라는 딱지를 붙인 사진들이 우후죽순 올라온다. 꽃받침이 꽃잎보다 작고 주로 바다 가까이 사는 ‘개복수초’가 많이 보이고 한줄기에 한 송이씩 피는 ‘복수초’와 제주에만 있는 잎이 가느다란 ‘세복수초’, 천 미터 높은 곳에 사는 ‘애기복수초’가 있다. 가지를 많이 치는 ‘가지복수초’는 점점 개복수초로 합쳐지고 있는 듯하다.

빠른 곳은 1월, 동해안부터 시작해 열매를 맺는 초여름 전까지 전국 산자락에서 볼 수 있다. 더위에는 약해 한여름에는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복(福)과 장수(壽)를 바라는 뜻은 기특하나 어감이 강해 개명리스트에 올라있다. ‘얼음새꽃’이라는 부드러운 이름도 있다.

사진들은 들려오는 꽃소식에 안달이 나 먼 길을 떠나 만난 복수초들이다. 이번 봄에는 내 곁으로 다가오는 때를 느긋하게 기다리려 한다. 찾아가는 즐거움과 맞이하는 기쁨이 어떻게 다르려나. 한참을 숨죽이고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달려가는 시간만큼이나 설렌다. 성급함을 버리니 기다림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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