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챌린지’하면서…대기업 특혜 정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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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챌린지’하면서…대기업 특혜 정책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6.0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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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범벅된’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 비판
“시민 생명과 건강 지킬 수 없는 국정 운영방향 전면 재검토 돼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감염병 사태를 틈탄 기업특혜와 규제완화 위주의 과거정책의 재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지난 1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는데, 그 골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내세우고 ‘방역과 바이오 등 Big3를 미래동력’으로 삼겠다는 것.

이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오늘(3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을 규탄하며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없는 국정운영 방향은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면 쉬자‧두 팔 간격 거리두기…비현실적 지침
상병수당 도입 1조7천억 VS 기업지원금 235조

보건연합은 이번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 사태를 지적하면서, 아파도 쉴 수 없는 노동자들에게 ‘아프면 쉬라’는 정부 지침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꼬집으며 방역수칙을 지칠 수 있는 사회정책과 산업별 계획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97%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열제와 감기약을 먹고 출근해야했다”면서 “아파서 쉬거나 치료를 받아도 생계 위협을 겪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유급병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에 상병수당을 도입하라는 시민사회 요구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연합은 “정부는 상병수당 도입에 8천억~1조7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는데, 이는 지난 몇 개월 간 기업에 퍼 준 235조억 원의 지원금과 의료영리화에 쏟아붓는 막대한 예산과 비교하면 결코 큰돈이 아니다”라며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대폭 흑자가 예상되고 정부가 법을 어기고 미납한 국고지원금 누적액만 25조원에 달한다”고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맹비난했다.

또 보건연합은 개인수칙 제2조인 ‘두 팔 간격 거리두기’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류센터의 경우 노동자들은 겨우 1m 이내의 거리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가 정말 방역의 의지가 있다면 산업별 밀집도를 조사해 밀접노동을 금지하고, 이에 대한 개선조치를 해야한다”며 “이러한 조치 한 줄 없이 코로나19 시기 산업정책 논의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덕분에 챌린지’ 하면서…의료인력‧공공병원 확충책 전무
아프면 병원가지 말고 응급실 과밀도만 앱으로 체크하라?

정부는 K-방역이라고 자찬하면서도 정작 제2의 펜데믹을 대비하기 위해 보건의료사회가 요구하는 공공 의료‧인력 확충 계획은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고작 대전과 서부산 지방의료원 설치 검토 정도다.

이에 보건연합은 ▲공공병상비율 현행 10%에서 20%까지 확대 ▲중환자병상 대폭 확충 ▲숙련 간호사 확보 계획 ▲간호인력 전체 확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 ▲국공립 의대 장학생 선발 및 공공의료기관 의무 복무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 보건연합은 “한국의 중환자 병상은 인구 10만 명 당 10.6개로 이탈리아 12.5개, 미국 34.7개에 비할 것도 없이 부족하며, 간호인력은 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라 평상시 의료체계를 지탱하기도 부족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처럼 환자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건강취약계층, 경증 만성질환자, 취약노인 등 42만 명에게 건강관리 기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보건연합은 “이 정책은 헬스케어‧웨어러블 기기 업체와 인공지능 스피커를 판매하는 대기업의 돈벌이로는 확실하다”면서도 “건강관리와 돌봄 영역에서는 효능이 입증된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정부가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원한다면 방문건강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검증되지 않은 기기 구매대행으로 대체하려 해선 안된다”며 “5G‧AI 응급의료시스템 실증사업 역시 마찬가지로 취약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까운 응급실이지 ‘주변 응급실 과밀도 확인’ 프로그램 개발이 아니며, 이런 데 쓸 예산과 행정력이 있으면 당장 응급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게 먼저”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보건연합은 정부의 ‘혁신의료기술 평가트랙’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정책은 치료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문헌적 근거가 부족해도 ‘혁신’, ‘잠재성’을 바탕으로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되면 시장에 진입시키겠다는 것. 이에 보건연합은 “이 혁신의료기술 평가 트랙‘은 근거기반의 의료를 뒤흔들고 의료를 돈벌이 취급하는 대표적 의료민영화로, 적용 영역을 더 확대시킬 게 아니라 없애야할 제도”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보건연합은 “정보주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기업에 넘기는 규제완화, 제2의 인보사 사태를 촉발할지도 모를 ’첨단재생법‘을 활용한 줄기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정부는 코로나19를 빌미로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를 산업 취급하고 진지한 위기 대응 정책을 내놓고 있고, 이런 현실인식과 대안으로는 당장 닥쳐올지 모르는 재난에 대응할 수도 없다”고 일갈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문재인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책으로는 낙제

 - 거리두기 기본수칙 1,2조를 지킬 수 있는 노동정책과 사회정책 도입 계획 없어
 - 코로나19 의료 위기 대응에 필요한 공공의료기관·중환자병상, 간호인력 확보 계획 없거나 부족해
 - 이윤을 위한 비대면의료 도입이 아니라 시민 안전과 건강 위한 응급의료·방문건강관리·지역사회 돌봄 계획 나와야


 정부가 1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내세웠지만 감염병을 틈탄 기업 특혜와 규제완화 위주의 포장만 달리한 과거정책 재탕이다. '방역과 바이오 등 BIG3를 미래동력'으로 삼겠다며 규제완화와 의료상업화를 내놓았다. 반면 감염병 대응 의료정책은 시급한 현실에 비해 매우 미미하고, 방역에 성공하기 위한 기본전제인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등 사회정책, 밀집된 작업장 환경개선 같은 정책 조치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를 크게 우려하며 아래와 같이 밝힌다.

1.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정책과 산업별 계획이 필요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역에 위기가 닥치고 있다.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열악한 노동자들로부터 집단감염이 벌어지면서 ‘아프면 쉬라’던 정부 개인방역 제1수칙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지 드러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97%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열제와 감기약을 먹고 출근해야 했다.
 아파서 쉬거나 치료받아도 생계위협을 겪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유급병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에 상병수당을 도입하라는 요구가 수개월째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 상병수당 도입에 8천억~1조7천억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이다. 그런데 이는 지난 몇 개월 간 기업에 퍼준 235조원 지원금과 의료영리화에 쏟아 붓는 막대한 예산과 비교하면 결코 큰돈이 아니다.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대폭 흑자가 예상되고 정부가 법을 어기고 미납한 국고지원금만 누적 25조원에 달한다. 오로지 정부 의지 문제다.
 개인수칙 제2조도 '두팔 간격 거리두기'도 많은 노동자들이 지킬 수 없는 지침이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1m 이내의 거리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정부가 정말 방역성공에 의지가 있다면 산업별 밀집도를 조사해 밀접노동을 금지하고 열악한 사업장 환경을 개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 단 한 줄도 없이 코로나19 시기 산업정책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 감염병 확산 위기대응에 필요한 공공의료·인력 확충계획이 없거나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대책에 대전과 서부산 지방의료원 설치 검토 등 미미한 공공의료 계획만 찔끔 제시됐다. 하지만 전국에 공공병상이 부족하다. 즉시 주요 지자체에 지역의료원이 없는 곳은 모두 설립해야 하고, 최소한 공공병상 비율을 현행 10%에서 단기간에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또 중환자병상을 대폭 확충할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은 중환자병상이 10만명 당 10.6개로 이탈리아(12.5개)보다 적고 미국(34.7)에 비할 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처럼 환자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간호인력 확충계획도 내놓아야 한다.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숙련 간호인력 확보계획을 시급히 내놓아야 하고 간호인력 수 자체를 늘려야 한다. 병상 당 간호인력이 OECD 평균의 3분의 1로 평상시 의료체계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다. 환자 당 적정 간호사 수를 강제하는 간호인력 확충계획은 왜 내놓지 않는가. 하반기에도 ‘덕분에 챌린지’만 할 것인가? 또 의사인력 확보를 위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는 필요하나 49명 정원으로는 부족하다. 대폭 늘려야 하고 기존 국공립의과대학에도 장학생을 선발해 일정기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

3. 비대면의료가 아닌 공공의료가 필요하고, 의료상업화·규제완화는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는 건강취약계층, 경증 만성질환자, 취약노인 등 42만명에게 건강관리 기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기기 제공은 헬스케어·웨어러블 기기 업체와 인공지능 스피커를 판매하는 대기업 돈벌이로는 확실하지만 건강관리와 돌봄 영역에서는 효능이 입증된 바 없다. 정부가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위한다면 방문건강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질의 일자리와 보건의료 체계를 만들어 해결해야 할 일을 검증되지 않은 기기 구매대행으로 대체하려 해서는 안 된다.
 5G·AI 응급의료시스템 실증사업도 마찬가지다. 전국 4곳 중 1곳 지자체가 주민들이 가까운 응급실에 쉽게 방문할 수 없는 응급의료 취약지다. 당장 응급실이 없는데 ‘주변 응급실 과밀도 확인’ 프로그램 개발을 할 때인가? 효과가 불분명한 대기업 제품 사업에 돈을 쏟아 부을 정도의 예산과 행정력이 있으면 당장 응급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게 먼저다.
 또 정부는 치료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문헌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혁신성·잠재성'이라는 경제성으로 평가해 시장에 진입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 '혁신의료기술 평가 트랙'은 근거기반 의료(Evidence Based Medicine)를 뒤흔들고 의료를 돈벌이 취급하는 문재인 정부가 만든 대표적 의료민영화다. 적용 영역이 더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제도다. 개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기업에 넘기는 규제완화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제2의 인보사 법 ‘첨단재생법’을 활용해 줄기세포·유전자치료제 등 규제완화도 계속하겠다고 한다. 코로나19를 빌미로 의료영리화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위기는 기회’라는 식의 접근으로 의료를 산업 취급하고 진지한 위기대응 정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인식과 대안으로는 당장 닥쳐올지 모르는 재난에 대응할 수 없다.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없는 국정운영 방향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2020. 6. 3.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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