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치아를 지키는 불소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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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치아를 지키는 불소 트라이앵글’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3.06.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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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시민연대,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 노인 구강건강 주제로 토론회 ‘개최’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건강형평성확보를 위한 치아건강시민연대(공동대표 강주수 등 이하 치아건강시민연대)’가 2023년 구강보건의 날을 맞이해 ‘노인의 치아를 지키는 불소 트라이앵글’을 발표했다.

치아건강시민연대는 지난 8일 온라인 줌을 통해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을 갖고 “치아를 잃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충치로, 노인이 되면 잇뿌리(치근) 충치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침 분비가 적어져 충치에 대한 방어력이 약화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이를 잘 닦기 어렵다”며 “지역사회에서는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을 시행하고 치과에서는 불소도포를 하며 가정에서는 불소치약으로 이를 닦는, 불소를 이용해 치아를 지키는 세 가지 방법인 불소 트라이앵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노인의 치아를 지키는 불소 트라이앵글’을 직접 발표한 치아건강시민연대 이흥수 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 2019년 기준 43.2%로 34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을 뿐아니라 격차도 크다”면서 “이로 인해 우리나라 노인들의 개인간·집단간 구강건강격차는 매우 클 뿐만아니라 치아상실 자체도 많아 70세 이상 노인에서 치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 12.1%나 되고 20개 이상 치아보유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충치로 인한 치아상실은 암, 치매 등의 발생위험을 높이고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저하를 야기해 결국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며 “불소의 효과는 장애인과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에서 더 크기 때문에 구강건강격차(불평등)를 줄여주게 된다. 결국 불소 트라이앵글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어울려 사는 사회, 씹고 말하고 멋진 미소를 지닌 100세 치아건강시대, 계층과 지역에 관계없이 치아가 건강한 평등한 세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피력했다.

이어진 기념토론회에서는 ‘노인의 건강한 치아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주제 아래 대한노년치의학회 노인구강정책위원회 이성근 위원장의 발제 후 부산참여연대 김종민 공동대표와 가천대학교 치위생학과 한수진 교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정회인 교수 등의 지정토론과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성근 위원장의 발제 장면.
이성근 위원장의 발제 장면.

이성근 위원장은 ‘노인 누구나 바라는 구강건강, 어떻게?’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노인 인구 1천만 명, 돌봄노인 150만 명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오는 2045년 65세 이상 인구가 3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국가로 진입하게 된다”면서 “건강한 노화의 기반이 되는 노년기의 구강건강은 40대부터 예방과 관리가 시작돼야 지킬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전 생애주기별 구강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립적 노인의 구강건강은 저작과 삶의 질 측면에서 중요하고 돌봄이 필요한 의존적 노인의 구강건강은 삼킴과 연명, 존엄사의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자립적 노인의 경우는 연 4회의 구강검진과 2회의 스케일링, 의존적 노인의 경우에는 월 1회의 구강돌봄(케어) 혹은 구강돌봄(완화)진료를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의존적 노인들을 위한 구강돌봄진료의 모든 문제점들을 일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국형 ‘구강노쇠’ 병명 도입과 보험항목 등재, 지역사회 구강돌봄(완화)진료 제도를 시급히 구축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첫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종민 공동대표는 “노인구강돌봄사업은 민간 치과병의원이 중심이 아니라 공공이 중심에 서고 민간이 협력하는 모델이어야 한다. 민간 중심으로는 절대 성공하기 어렵다”며 “보험항목 신설과 함께 장애인 구강건강증진을 위해 공공에서 중앙 및 권역별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설립했던 것처럼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돌봄노인구강진료센터 설립을 시범사업으로 당장 시작해야 한다. 치협은 재택돌봄노인의 구강돌봄을 위해서 지역사회 통합돌봄법 제정운동에 힘을 보태고 지부는 지역사회통합돌봄조례 제정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수진 교수는 “노인구강건강은 단순히 구강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건강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노인구강돌봄사업은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의 협업을 통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노인구강돌봄사업이 제도로서 인정받고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우선 전문가 집단인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단체들이 협력을 통해 노인구강돌봄사업이 사회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수진 교수의 지정토론 장면.
한수진 교수의 지정토론 장면.

끝으로 정회인 교수는 “지난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 지난해말 전체 인구의 18%에 이른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지난 2020년 기준 83.5세로 높은 편이나 건강수명은 66.3세에 불과하다”며 “고령사회에서는 단지 기대수명의 증가가 아니라 건강수명의 증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특히 “자연치아수가 20개 이상인, 즉 구강건강이 좋았던 사람들이 단지 오래살 뿐만 아니라 건강수명이 증가하면서 유병기간이 짧아졌다. 평생동안 건강한 구강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수명을 누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치아우식(충치)은 젊은 연령뿐아니라 전 연령에 걸쳐 꾸준히 증가하므로 평생 충치예방이 필요하고 치주(잇몸)병은 30대부터 시작돼 50∼70대에 절정에 이르므로 치주염은 젊은 연령대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노인층의 불소도포와 장년층의 치주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흥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서 치아건강시민연대 김형성 공동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가파르게 발전해온 의료기술로 누군가의 구강건강은 이미 선진국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지만 여전히 대부분 의료서비스를 민간의료에 기대고 있는 치과영역은 자연스럽게 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다수의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양산해내고 있다”며 “노인건강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현실 앞에서 치아건강시민연대는 좀 더 면밀한 형평성의 돋보기를 들고서 ‘노인의 건강한 치아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함께 달려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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