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감자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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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감자난초
  • 유은경
  • 승인 2023.07.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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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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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가까이 사는 대부분의 들꽃들이 할 일 다 마친 후 휴식에 들어가는 5~6월은 나무에서 피는 하얀 꽃들이 활개를 친다. 그리고 무성한 초록잎들로 빛이 적은 숲속의 푹신한 흙에서는 자생 난초들의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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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사는 자생난초는 약 110여 종이 넘는다. 축하 선물로 주고받는 고급스런 도자기 화분 속 난초나 한 촉에 상상 못 할 가격이 매겨져 있는 화려한 난초만 알고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난초가 있다는 것에 언뜻 생각이 미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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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생난의 3분의 2 이상이 제주에 살고 있다. 생각하는 것 이상의 아름다운 모양과 신기한 이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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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모양의 알뿌리가 감자를 닮아 ‘감자난초’다. 한두 개씩 올라오는 잎은 꽃이 피고 나면 누렇게 변해 사라지고 늦여름에 새눈을 만들어 겨울을 난다. 꽃잎처럼 보이는 여섯 장 중 세 장은 꽃받침이고 세 장이 꽃잎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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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장의 꽃잎 중 입술모양의 아래 꽃잎은 특별하다. 다들 황색에 가까운 노란색인데 홀로 하얀색 바탕에 붉은 점이 있다. 꽃가루받이에 유리하도록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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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의 씨앗은 숫자로는 어마아마하게 많다. 크기가 아주 작은 씨앗 속에는 발아에 필요한 영양분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발아율이 현저하게 낮다. 또 난초과식물의 꽃들은 모양이 남달라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탓에 대부분의 난들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야생난은 어떤 종이든 국제거래가 금지돼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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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난초는 전국의 조금 높은 산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만날 수 있다. 여느 난보다 키도 크고 노랗게 빛나니 쉽게 눈에 뜨이기도 한다. 풍성하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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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들꽃과는 다른 기품이 있다. ‘난’이라는 짧은 음절 속에는 이미 남다르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산에 들어 만나는 자생난들의 아름다움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다. 그것을 오랫동안 누리는 방법은 내버려두는 것이다. 태어난 그 자리에 그냥 그대로 말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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