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솔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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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솔체꽃
  • 유은경
  • 승인 2023.10.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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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여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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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모습도 참 우아하다. 어여쁘다, 곱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지에 하나씩 매달린 꽃송이는 가련해 보이기도 하고 차가운 하늘빛과 따스한 분홍빛을 같이 품고 있어 묘한 세련미도 풍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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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줄기가 바람결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몸놀림이 결코 가볍지 않다. 하늘거리는 바깥쪽 큰 꽃과 촘촘하게 모여 있는 안쪽 작은 꽃은 꽃빛에 풍성한 입체감까지 더해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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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집의 모양이 알곡과 티끌을 걸러내는 체를 닮은 체꽃에는 솔체꽃, 조금 더 높이 사는 구름체꽃이 있는데 잎사귀로 구별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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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체꽃은 키가 작고 뿌리에서 올라온 잎들이 끝까지 함께 있는 반면 솔체꽃은 뿌리에서 올라온 근생엽이 꽃이 필 때쯤이면 사라진다. 드물게 분홍꽃도 볼 수 있다. 남쪽에서는 볼 수 없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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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줄기잎들만 듬성듬성 달려 있으니 가는 줄기가 더 가늘어 보인다. 줄기에 비해 큰 꽃송이가 힘에 겨울만도 하건만 반드시 하늘을 향해 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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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가 눈으로 들어오고 입으로 ‘솔체다’라고 말하는 순간 목이 메인다. 멀리 떠난 님을 그리는 여인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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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라빛 꽃송이마다 힘겨웠던 지난 시간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삐죽이 밀어올린 가녀린 수술은 몰래몰래 숨죽여 쌓아올린 그리움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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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꺼내지 못한 말은 하늘하늘한 꽃잎 뒤에 숨겨 놓았고 그렇게 기다림이 전부인 날들이 쌓이고 달이 차 어느새 시월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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