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전주물꼬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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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전주물꼬리풀
  • 유은경
  • 승인 2023.09.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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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다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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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으로 그 모습과 습성, 그리고 사는 곳까지 짐작할 수 있는 꽃이다. ‘꼬리풀’은 끝이 뾰족한 꽃이겠구나 상상할 수 있고 ‘전주’는 지명이니 발견된 곳이거나 사는 곳이려니 짐작이 간다. ‘물’은 습한 곳, 물가를 좋아해 붙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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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멸종위기 2급의 보호받는 몸이다. 올해도 9월 제주에서 만났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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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꼬리풀이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면서 비스듬한데 ‘전주물꼬리풀’은 끝까지 같은 굵기로 곧게 서 있다. 오히려 끝이 뭉뚝한 느낌이 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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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빛이 점잖은 분홍이어서인지 커다란 무리를 지어 있어도 들뜨지 않고 아주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밝지만 점잖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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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일본 식물학자가 전주에서 처음 발견했고 1969년 이름이 지어졌지만 정작 전주에서는 사라져버렸다. 그 후 제주에서 발견됐고 증식을 거쳐 전주로 옮겨 심어졌다. 칠보산, 칠보치마가 겹쳐진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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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웅덩이를 둘러싸듯 피어 있는 모습에 반했다. 날이 밝지 않아 흐릿했지만 제주의 중심인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곳에 묵직하게 자리잡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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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나들이에선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고대하던 큰 형격인 물꼬리풀도 만났다. 원조라지만 크기도 겸손하고 빛깔도 한껏 풀이 죽었다. 전주물꼬리풀과 다르게 한해살이다. 아무리봐도 맏이의 위엄은 찾아보기 힘들다. 원조보다 짝퉁이 화려하다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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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날, 햇볕을 가득 품고 환하게 춤추고 있는 전주물꼬리풀을 보고 싶다. 그때는 카메라를 방해하는 바람이 밉지 않을 것 같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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