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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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마련해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3.1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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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A‧노년치의학회, 지난달 30일 공청회…진단 기준 및 관리방안 정책방향 논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노년치의학회가 주최한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SC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노년치의학회가 주최한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SC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 이하 NECA)이 주관하고 대한노년치의학회(회장 고석민 이하 노년치의학회)가 주최한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SC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는 지난 1년 간 NECA와 노년치의학회의 공동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구강노쇠 개념, 진단법 및 관리방안, 외국 사례의 종합적 분석과 평가 등이 제시됐다.

노년치의학회 고석민 회장은 “우리나라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에 따라, 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영양 상태, 근 감소, 신체활동 저하 등 전신노쇠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 ‘구강노쇠’에 대한 진단과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청회에서는 구강노쇠와 관련해 지난 1년여 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건절적이고 적극적인 토론과 의견 개진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구강노쇠의 진단 및 관리 방안을 어떻게 수립하고 적용할 수 있을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노쇠’는 노화에 따른 생리적 기능이 고갈돼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로 입원, 시설입소, 사망 등의 위험을 높이는 의학적 증후군으로, 신체 모든 기능이 저화 및 악화 돼 기능 의존적이 되고 이는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노쇠, 예방할 관리체계 마련 시급

고홍섭 교수
고홍섭 교수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구강내과진단학교실 고홍섭 교수는 ‘구강노쇠 개념과 지역사회 노인구강건강 관리 체계’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구강노쇠의 개념, 진단방법, 관리체계 등 정책방향을 제안했다.

고홍섭 교수에 따르면 ‘구강노쇠’는 구강악안면 영역의 생리적 기능의 점진적 저하상태로, ▲구강위생 불량 ▲구강건조 ▲교합력 저하 ▲혀와 입술의 운동능력 저하 ▲혀에 의한 압력 저하 ▲저작기능 저하 ▲연하기능 저하 등을 평가해 진단한다.

고 교수는 “구강노쇠 상태가 되면 구강악안면 기능장애 뿐만 아니라 신체노쇠, 기능장애 및 의존, 장기 요양 및 사망률의 증가를 초래한다”면서도 “구강노쇠는 예방이 가능하고 이를 중재함으로써 이러한 부정적인 건강결과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구강노쇠’를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이를 평가하는 술식이 국가건강보험 영역에 포함됐는데, 이는 국가 차원에서 구강노쇠의 조기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라며 “우리나라도 제도의 변화를 통해 기능적으로 의존적인 노인구강건강 관리가 환자와 가족만의 책임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공감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홍섭 교수는 “기존 건강검진 항목에 구강노쇠 진단 항목을 추가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 및 시설 급여 부분에도 구강노쇠 진단 및 관리(중재) 항목 추가, 방문 치과진료와 복지용구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인치과주치의제, 요양시설 계약치과의사를 의무화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에도 구강노쇠 관리(중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는 ‘노쇠의 개념과 임상적 중요성’을 주제로 “건강의 미래적 악영향 때문에 노쇠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구강건강은 전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구강기능 저하는 영양결핍, 근감소증 등 노쇠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통합 돌봄 관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노년치의학회가 주최한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SC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노년치의학회가 주최한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SC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또한 연세대학교 치위생과 김남희 교수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한국 노인의 구강건강 및 구강기능 실태에 대해 조사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65세 이상 구강기능 제한자는 노쇠관련 증상이 더 크게 나타나며, 잔존치아 개수가 적을수록 걷는 속도, 악력 역시 약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NECA 고민정 연구원은 문헌고찰을 통해 구강노쇠의 진단법과 관리방안 연구 결과를, 아주대학교 치과병원 강정현 교수는 ‘델파이 합의 기반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및 관리방안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공유하며, 이를 바탕으로 구강노쇠의 진단, 관리 관련 건강보험급여화 등재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가온연구소 김헌경 연구원은 ‘일본의 구강노쇠 제도 급여화 현황과 지역사회 구강노쇠 관리 체계’를 주제로,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정회인 교수도 독일과 일본의 구강기능저하증에 대해 국가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비교 분석했다.

한편, 주제발표 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대한치의학회 권긍록 회장을 좌장으로 ▲노홍인 교수(서울대) ▲김선영 조교수(경희대) ▲노년치의학회 고석민 회장 ▲마득상 교수(강릉원주대)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 박영채 원장 ▲한국부인회총본부 김미경 사무총장 ▲대한치과위생사협회 황윤숙 회장 등이 나와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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