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분홍장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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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분홍장구채
  • 유은경
  • 승인 2021.09.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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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아홉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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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물었거나, 때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었거나, 가을장마로 물이 불어 접근을 못했거나, 잠겼다 깨어나 몰골이 말이 아니거나, 끝물이어서 꽃빛이 희끄무리하거나…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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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만난 ‘분홍장구채’에 관한 기억이다. 처음 만나러 갔을 때가 그나마 제일 풍성하고 꽃빛도 똘망했는데 그때는 담는 실력이 바닥이었던 때라 이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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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이가 장구채를 닮았을까? 같은과(科) 식물 중에 ‘장구채’라 부르는 비교적 자주 보이는 두해살이 풀이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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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욱 뻗은 전체 모습을 장구채라 말하지만 내 눈에는 꽃이 지고 씨앗을 날려 보낸 텅빈 열매집의 모양이 영락없는 장구채다. 장구를 치는 채는 두 종류인데 그중 끝이 동그란 ‘궁채’를 닮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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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다. 남한에서는 지난 1974년에서야 채집이 됐다. 살고 있는 곳이 경기도 연천, 강원도 춘천, 영월과 철원으로 극히 적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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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잘 드는 바위 위에 자리를 잡았다. 백과사전과 국생종에는 10-11월에 꽃이 핀다고 적혀 있는데 이른 곳은 8월 중순부터 볼 수 있다. 춥고 그늘진 곳은 더 늦게 만날 수 있겠다.

꽃 밖으로 삐져나온 열 개의 하얀 수술과 갈라진 암술대는 분홍빛 꽃을 더욱 빛나게 하는 매력 포인트이다. 피어 있는 꽃들이 드물 때이고 사는 곳이 한정돼 있어 꽃쟁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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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있는 것은 이제 망원렌즈로 담는다. 한발짝 물러나 담으니 한결 느긋하고 몸도 덜 고생이다. 간신히 바위에 발을 딛고 긴장하며 담던 시간도 분홍장구채에 대한 여러 추억에 하나를 더 보탠 셈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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