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초등학생 비대면 구강관리 서비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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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초등학생 비대면 구강관리 서비스 시작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9.16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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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치과주치의 앱 덴티아이 활용‧구강위생관리법 교육
치과계 “원격의료 시도 의심‧맞춤형‧AI 효과성 의문” 비판
서울시 온라인 구강위생관리 서비스 앱 (제공=서울시)
서울시 온라인 구강위생관리 서비스 앱 (제공=서울시)

서울특별시가 치과주치의 앱 덴티아이를 이용한 ‘비대면 구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서울시는 자치구를 통해 참여 학교를 공모해, 관내 8개 초등학교 1~6학년 총 3천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효과성을 분석해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단 방침이다. 서울시는 참여 학생들에게 칫솔치약세트, 가글 착색제 등을 배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매년 시행해 오던 학생구강검진 및 치과주치의서비스 공백 최소화를 위해 디지털기반 스마트 구강 보건 인프라를 구축해 ‘온라인 초등학생 구강위생 관리 서비스’를 본격 제공한다”면서 “평소 관리가 중요한 구강위생 검사, 구강보건교육을 비대면 서비스로 제공하는 시범사업”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덴티아이 앱을 활용한 ‘비대면 구강관리 서비스’는 학생들이 집에서 착색제로 가글한 후 덴티아이에 치아사진을 등록하면 AI를 통해 구강관리 상태를 분석해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치과의사가 자문하고 검수한 맞춤형 구강보건교육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온라인 구강위생관리의 AI의 분석기술은 올 해 조달철 혁신 시제품으로 선정된 학생치과주치의 시스템인 (주)카이아이의 덴티아이앱을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누구든지 쉽게 자신의 평소 양치질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구강보건교육을 제공받는 방식”이라며 “치아 사이에 낀 플라그는 눈으로 볼 수 있으며, 플라그에 착색된 가글은 칫솔질로 쉽게 제거돼 올바른 양치질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착색제가 있으면 누구나 육안으로 플라그를 볼 수 있으므로 해당 학생뿐 아니라 형제‧자매도 참여할 수 있으며, 평소 커피, 흡연 등으로 치아 착색이 고민인 성인도 자가 테스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온라인 구강위생관리 시스템을 통해 학생 스스로 구강관리를 하고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잇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향후 보다 많은 방법의 구강위생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AI 분석 리포트‧맞춤형 교육?…‘과대 포장’ 호도
효과성 미미‧수집된 데이터 활용‧정보유출 우려
교육주체 연계 교육동영상 제작‧배포 ‘비용효과적’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시의 사업을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과장해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정세환 교수는 “비대면 시대에 학생들에게 구강위생 관리법을 알려준다던지 하는 그 의욕은 평가 할 만 하다”면서도 “입 안쪽 구석구석까지 촬영하는 것도 힘들고 전송된 치아 사진을 AI가 분석한다고 하는데, 착색제가 남은 치아, 치간, 잇몸 정도를 면적화해 표기하는 게 전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차피 정량적 평가가 될 것이기 때문에 맞춤형 구강관리방법을 알려주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며 “거짓말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수집된 구강사진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겠고, 그럴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맞춤형, 분석리포트, AI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서 첨단의료라던지, 정밀의료 등을 연상시키며 내용과 효과를 과장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효과성 분석이라고 해봐야 만족도 평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실효성을 의심하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 교수는 서울시의 의도대로 비대면 구강관리 교육법을 제공하고 싶었다면, 교육주체인 치과의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서울시치과의사협 서울시교육청 등과 연계한 ‘칫솔질 매뉴얼’ 동영상 제작이 훨씬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아이들이 칫솔질 잘 안되고, 못하는 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맞는 각각의 양치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게 맞다”며 “이미 초등학교 3학년 교과에서 양치법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교육주체들과 연계해 칫솔질법 영상을 만들고, 이를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하게 한다면 훨씬 비용도 적게 들고, 아이들이 구강관리 습관을 만들게 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사회치과학교실 류재인 교수도 “구강위생관리라고 하지만 보호자(사용자)가 이것을 구강검진과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구강보건 사업 주체인 치과의사가 배제된 채 특정 업체와 사업을 진행하고, 특정업체에 데이터를 몰아주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치과계 일각에서는 이 사업이 ‘원격의료’ 실시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이른바 치과계를 ‘패싱’하고 특정 업체와 개인에게 사업을 몰아주는 특혜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학생치과주치의 사업과는 전혀 별개의 사업”이라며 “시범 사업 후 효과성 분석에 따라 시행‧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시행되더라도 학생치과주치의제 대상학년은 제외한 나머지 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관계자는 “이 서비스에 대한 오해 우려가 있어 프로그램 내에 ‘이 서비스는 구강위생관리에 도움을 줄 뿐이며 구강검진은 가까운 치과의원에 가서 받으라’는 취지의 문구를 삽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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