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큰제비고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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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큰제비고깔
  • 유은경
  • 승인 2023.08.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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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두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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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것은 남한산성 서문 아래서다. 성곽을 배경삼아 당당하고 풍성하게 피어 있던 모습은 그 해 이후로는 찾질 못했다. 그리고 고향인 평창에 내려가면 바로 집 앞이 유명한 사찰계곡이라 기회를 내어 찾곤 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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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는 임계에서 오르는 석병산 중턱에서 담았고, 그리고 올해는 이즈음에는 처음 올라본 대덕산에서 만났다. 남한산성에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가지 못하고 있다가 솔나리 때문에 올랐던 산에서 선물처럼 마주쳤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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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에 ‘델피니움’이 들어 있다. 꽃꽂이 세계에서 델피니움은 키가 커서 주로 라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부소재로 쓰인다. 큰제비고깔의 파랑이 스친 보랏빛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한때 꽃다발 선물을 델피니움만으로 묶기도 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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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이북 숲에 살며 전체에 털이 난 털제비고깔이 있고 드물게 꽃이 하양으로 피는 개체도 있다. 제비고깔은 북한땅에 있다는데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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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이 꽃모양을 Delphin, 돌고래로 보았으나 우리나라에선 제비로 얘기한다. 봉오리모양이 제비를 닮았다고 하나 내 눈에는 보라색 고깔 안에 날아오르려 날개를 잔뜩 웅크린 제비가 앉아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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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중반을 왔다갔다하는 이 폭염을 견뎌내고 있으니 기특하기 짝이 없다. 8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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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더 심해지는 푹염은 자연을 우습게 생각한 인간에 대한 복수인 것이 확실하다. 삶의 주인은 결국 자연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준만큼 돌려받고 있는 것이겠지만 너무 잔인할 정도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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