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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불소의 날’ 만들자”[인터뷰] 원광대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이흥수 교수
이인문 기자 | 승인 2019.09.06 17:38

"'불소의 날'을 제정해 매년 불소와 관련된 학술대회나 결의대회 등 기념행사를 펼쳐나가자." 원광치대 이흥수 교수는 현재 지난해말 시행 38년만에 모두 중단된 수불사업의 '새로운 시작과 부활'을 위한 불소시민연대 제3기 발족을 준비 중에 있다. 건치신문에서는 그를 만나 수불사업이 모두 중단된 현 상황에서 그의 소회와 함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이흥수 교수

지난해말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이 모두 중단되고,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구강정책과에서도 지난 6월 『구강정책 추진계획(이하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불사업을 대체한다며 포기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 안타까운 일이다. 수불사업은 단순한 충치예방사업이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건강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구강건강은 사회적 관심사도 떨어지고 정보를 취득하는 것도 의과에 비해 더 힘들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불평등 정도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수불사업은 이러한 구강건강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중구강보건사업이다. 그럼에도 복지부에서 그런 발표를 했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다.

수불사업이 시행 38년 만에 모두 중단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 보통은 수불 반대론자들이 등장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들 생각하겠지만, 더 근본적인 책임은 국민의 구강건강에 대한 책무을 방기한 중앙정부(복지부)와 지방정부에 있다고 본다. 수불사업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인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상수도 관리 주체가 지방정부라는 미명 하에 자신의 역할을 방기한 채 수수방관만 해왔다.

복지부에서 수불사업을 중단한 지자체를 현장 방문해 수불중단 이유를 직접 확인하려고만 했어도 해당 지자체에서는 큰 압박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자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수라도 수불사업에 대한 반대가 있으면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주민의 구강건강에 대한 책임보다는 지방선거에서의 ‘1표’만을 더 생각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수불사업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 2011년 수불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호주의 정부 관리가 “왜 한국에서는 수불사업 실시를 정부가 아니라 치과의사가 앞장서서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겠는가?

지금 상황에서 복지부는 수불사업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홍보사업에 대한 예산만이라도 편성해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복지부가 『추진계획』에서 밝힌 불소치약 보급, 불소양치, 불소도포, 불소소금 등의 수불대체사업들도 불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시행이 불가능한 사업들이다.

현재 수불사업지원단에 대한 예산이 모두 끊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보사업 예산만이라도 편성해 지금까지 10년 주기로 이루어져 왔던 수불사업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사업과 함께 수불사업을 중단한 지역에서의 충치발생율 증가를 확인하는 역학조사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와함께 수불사업과 불소에 대한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가야 한다.

현재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불소시민연대(이하 불소시민연대)’ 제3기 출범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오는 11월 출범을 목표로 올 상반기부터 논의를 진행해왔다. 5월에는 41개 가맹단체들에 집행위원 파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11월 불소시민연대 3기 출범을 계기로 수불운동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사전 정비 과정을 거쳐 2021년 수불사업 40주년과 2022년 총선 시기에 맞추어 좀더 공세적으로 수불운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불소시민연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해나갈 생각인가?

- 크게 나누어보면 두 가지이다. 첫째는 복지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건의서나 정책제안서,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복지부를 공식 방문해 앞에서 언급한 홍보예산 확보와 수불중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해 나갈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정부나 지자체를 압박하는 방법으로 대국민 서명운동도 적극 검토해볼 작정이다.

두 번째는 여론전이다. 블로그나 유투브, 공식 사이트를 개설해 수불사업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수불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좀 더 논쟁적으로 제기해나갈 방침이다. 수불중단이 정말 법에 규정돼 있는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조사도 해볼 생각이며, 장애인의 날이나 노동절 등 특정 시기에 맞추어 수불사업 관련 기고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불소시민연대 제3기 발족 준비 모임에서는 조직을 정비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수불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4월 9일을 ‘불소의 날’로 제정, 매년 정기적으로 불소 관련 행사를 펼쳐나가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흥수 교수는 지난 3일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다시 새롭게 시작하게 된 '수불운동'에 대한 계획과 각오에 대해 피력했다.

‘불소의 날’ 제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 불소의 영어 첫 글자인 F에 착안한 4(Four)와 불소의 원자번호인 9를 합해 4월 9일이나 9월 4일을 ‘불소의 날’로 제정해 그 날을 정점으로 매년 불소와 관련된 학술대회나 결의대회 등 기념행사를 펼쳐나가자는 뜻이다. 불소시민연대 3기 출범 후 건치와 치협 등 제 치과계 단체들에 제안해볼 생각이다.

이러한 활동으로 복지부의 방침을 변화시켜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 지난해 수불사업이 시행 38년만에 모두 중단됐지만, 수불 반대운동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운동 시작 20년만에 수불사업이 모두 중단된 셈이다. 수불사업의 부활을 위해서라면 우리도 그 만큼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과정에서 복지부를 설득하고 견인해내는 작업도 함께 해나갈 것이다. 어쨌든 복지부가 중앙정부로서 수불사업의 주무부처가 아닌가?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예전 산업구강보건연구원 활동의 일환으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과를 방문했을 때 산업보건학 박사 출신의 전문위원을 두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올초 복지부내 구강보건전문부서로서 구강정책과가 부활하긴 했지만 구강정책적 요소와 사업적 요소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구강정책과의 성격 상 좀 더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복지부내 구강보건관련부서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 결여의 문제도 수불사업이 이렇게 중단되는데 한몫했다고 생각하는데, 구강정책과에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 출신의 전문위원을 두는 문제도 건치나 치협 등과 상의하면서 복지부에 건의해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수불사업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수불사업은 단순한 충치예방사업이 아니다.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기층민들의 구강건강을 지켜내기 위해 국가 주도로 시행되는 거의 유일한 공중구강보건사업인 것이다.

기층민들에게 치아홈메우기나 불소도포 등 다른 수단들을 안내한다고 해도 선택권(대안)을 가질 수 있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에 비해 기층민들의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중산층과 달리 생수나 정수기 등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국가 주도의 수불사업을 통해 구강건강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는 구강건강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게 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가 발전해오면서 중산층들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도 역으로 수불사업의 중단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한다. 그들에게는 수불사업 없이도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개인의 자유를 위해 국가 주도의 공중구강보건사업을 시행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지금처럼 사회양극화가 극심한 상태에서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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