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보건의료 6대 개혁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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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 보건의료 6대 개혁안 '발표'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09.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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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등 114개 노동‧시민단체, 오늘(23일) 기자회견… 보건의료정책 협의체 구성 등 촉구
114개 단체들이 오늘(23일) 보건의료 6대 개혁안을 발표했다.(사진제공= 참여연대)
114개 단체들이 오늘(23일) 보건의료 6대 개혁안을 발표했다.(사진제공= 참여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과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전국 11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늘(23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의정합의 폐기 및 보건의료정책협의체 구성' 등 보건의료 6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는 "의협과 전공의 집단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사회 공익을 내팽개치면서 진료거부로 인한 실질적 피해자인 국민들에게 사과도 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성찰적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공공의료 강화정책을 백지화시킨 의정합의를 즉각 파기하고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적 공론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윤홍식 위원장은 공공의료 확충과 관련해 "정부가 정한 70개 의료생활권 중 적정 규모의 종합병원이 전혀 없는 지역이 25개나 되고  대전과 울산, 광주 등 지방의료원이 없는 광역지자체가 있을 정도로 공공병원 부족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공공병원 신축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공공의료기관 신설과 공공의료체계 구축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함에도 비용 대비 수입이 1을 넘어야 한다는 경제성·수익성 중심의 예비타당성 조사 장벽에 부딪쳐 왔다"며 "의료공백지역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는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경제성 평가 대상에서 ‘공공병원 신설’을 면제하고 정부는 공공병원 예산을 적극 편성해 시급히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는 공공의료보건청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설파했다. 우 대표는 "지방의료원은 시‧도지사 관할이고 국립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평가를 받지만 교육부의 관할 하에 있으며 보훈병원은 보훈처가, 산재병원은 노동부가 관할하는 등 지방의료원 간 교류나 수평적 네트워크가 부재하고 연계시스템도 부족하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공공의료의 양적‧질적 확충과 더불어 국공립병원 간의 수평적‧수직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가칭)공공의료보건청이 만들어지면 국공립병원의 자원과 인력을 통합적이고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인적교류와 교육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정협의체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이 시민들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공공의료와 공공의료인력에 대해 의정협의체가 아니라 시민‧노동단체와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김흥수 비대위원은 "인구 1천명 당 의사수가 한국의 2배인 독일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독일 의료계의 적극적인 환영 아래 의대 입학정원 50% 확대를 결정했지만 한국에서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권을 외면하고 있는 '전교 1등 의사'들의 민낯만 확인했다"면서 "코로나19 시대에 공공의료 확충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의료가 공공재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의료인력과 공공병원 등 의료자원을 조속히 확보해 지역과 필수의료영역에 배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노총 박기영 사무처장도 "정부가 의협의 이기적인 집단 진료 거부 행동 앞에 굴복하고 보건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은 최소한의 공공의료 확대 시도와 지난 7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의 취지마저 저버린 것"이라며 "의사도 노동자로서 헌법에 나와 있는 노동3법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지만 이번 의사의 진료거부는 노조법상의 적용을 받지 않고 필수의료를 위한 인력조차 철수시킨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차후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3권을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필수의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제공= 보건연합)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제공= 보건연합)

끝으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태호 운영위원장은 ▲의정합의 폐기 및 보건의료정책 협의체 구성 ▲공공의료기관 신설 및 기존 공공병원 확대‧강화 ▲공공의사 양성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공공보건의료 컨트롤타워 설립 ▲필수의료 공백 방지 법제화 ▲의료영리화 중단 등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보건의료 6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날 이들이 발표한 6대 개혁안 전문이다.

'의료 공공성 강화, 시민과 함께 보건의료개혁!' 6대 개혁안

1. 정부와 의협 합의 폐기, 노동⋅시민⋅정부의 보건의료정책 협의체 구성하라

● 지난 9/4일 정부⋅여당은 의협과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함.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진료거부를 하며 자신의 이해를 관철하려는 의협의 비윤리적 행태에 굴복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을 망각한 것임. 더욱이 정부가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한 논의를 시민을 배제한 채 의협과 밀실에서 야합한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음.

● 보건의료정책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사회정책이라는 점에서 정책의 개혁 방향과 내용을 논의하는 데 있어 시민의 참여는 매우 중요함. 따라서 이번 정부와 의협의 합의는 폐기되는 것이 마땅하며, 보건의료정책은 노동⋅시민⋅정부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추진해야 함.

1) 의료 공공성 후퇴시키는 정부와 의협의 밀실 합의 폐기하라
2) 노동⋅시민⋅정부로 구성된 보건의료정책 협의체 구성하라

2. 공공의료기관 신설, 기존 공공병원 확대·강화하라

● 우리나라 공공병상 비율은 약 10%로 OECD 평균 70% 이상에 크게 못 미침. 특히 국립대병원을 제외하면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병상수는 전체의 1.4%밖에 안 됨. 국립대병원은 이윤 중심의 운영을 하다보니 상업적 의료행위를 하고 있고, 지방의료원은 양적 한계와 정부투자 미비로 공공의료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 그럼에도 정부는 2021년 공공병원 신축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음. 공공병상을 최소 30%까지 확충하여 의료공백지역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하고, 관련 예산을 적극 편성해야 함. 

● 정부가 정한 70개 의료생활권 중 적정 규모의 종합병원이 전혀 없는 지역이 25개임. 전국에 지방의료원은 단 35개에 불과하고, 대전·울산·광주 등 광역지자체에도 지방의료원이 없음. 코로나19 시기에 응급의료를 담당하고, 분만실 운영 등 필수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지방의료원 설립이 절실한 상황임. 설립된 지방의료원은 지역사회 의료와 돌봄의 중심이 되어야 함.

● 경기도의료원의 6개 병원중 300병상 이상의 지방의료원은 단 한 곳도 없고,  전국에도 300병상 이상 지방의료원은 7곳에 불과함. 기존 공공병원을 300병상 이상, 대도시는 500병상 이상으로 증축하여 응급진료와 지역 필수진료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충분한 의료인력을 고용해야 함. 또한 공공병원에 대한 수익성 잣대의 경영평가를 중단하고 안정적 정부투자를 보장하여 적자를 내더라도 지역주민을 위해 운영되는 공공병원을 만들어야 함.

● 공공의료기관 신설과 공공의료체계 구축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대비 수입이 1을 넘어야 한다는 경제성·수익성 중심의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장벽에 부딪쳐 왔음. 대전은 지방의료원이 없어 신설을 결정했고, 부산은 수도권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데도 지방의료원이 한 곳밖에 없어 지자체가 서부산의료원 신축 결정을 했지만 예비타당성조사에 막혀 추진이 안되고 있음.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공공병원 신설은 경제성 평가 대상에서 면제해야 함.

1) 공공병상 30%까지 확대하라
2) 공공의료 취약지에 공공병원 신설하라  
3) 열악한 지방의료원 규모와 기능 확대 강화하라
4) 공공병원 설립 시 경제성·수익성 중심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하라

3. 공공의사 양성과 보건의료인력 확충하라 

● 공공의사 양성은 필수적 과제임. 지금도 지방 의료기관은 서울의 1.5배 임금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지방의료원도 의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민간중심 의사양성 체계에서는 생활여건 미비를 이유로 의사들이 지방의료에 몸담으려 하지 않으나, 생활여건을 넘어 생존권·건강권을 위협받는 지역주민을 위해서는 지금 즉시 지역 의사가 요구됨. 유럽처럼 국가가 의료인을 책임지고 양성해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도록 하기 위해 국공립 의과대학 정원의 절반을 활용하고, 공공의과대학을 권역별로 설립해 양성한 공공의사를 공공의료기관에 충분한 기간 의무 복무하도록 해야 함.

● 이번 의사 진료거부 사태에서 봤듯이 수련의사인 전공의가 병원 필수업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은 정상적이지 않음. 이는 병원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문의를 충분히 고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임. 정부가 병원 필수의료과목에 전문의 적정배치를 강제하여 전문의 중심의 병원체계를 확립하고 전공의의 노동조건을 개선시켜야함. 

● 한국의 인구 당 활동간호사 수는 OECD 평균의 절반 이하임. OECD 국가 대부분은 병원 간호사 1인이 평균 6~8명의 환자를 간호하는 반면,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평균적으로 15~20명의 환자들을 간호함. 이로 인해 간호노동의 현실은 극히 열악하며 적은 인력 때문에 환자들의 안전도 위태로운 상황임. 이 역시 병원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충분한 간호인력을 고용하지 않기 때문임. 환자 당 간호사 적정 수를 법제화해 활동간호사를 충분히 늘리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인력기준을 강화해 간호인력 처우개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함.

1) 국립의과대학 정원 50% 국가장학생으로 지원,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수련기간 제외 10년 이상) 마련하라
2) 공공의과대학 권역별 설립,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 마련하라 
3) 필수의료 전문의 적정 배치 법제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하라
4) 환자 당 간호사 적정 배치 법제화, 간호사 노동환경-처우 개선하라

4. 공공보건의료 컨트롤타워 설립하라 

● 한국은 공공의료기관의 수도 부족하지만 공공의료기관조차 국립중앙의료원은 복지부, 국립대병원은 교육부, 지방의료원은 지자체 등으로 소관부처가 나뉘어져 있어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 재난 시기 공공의료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평상시 공공의료 기능 강화를 위한 역할을 할 조직이 필요함.

● 특히 코로나19 시기 방역 컨트롤타워 '질병관리청'이 있는 것처럼, 치료대응을 담당하고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필요함. 이런 컨트롤타워가 병상을 조정하고 인력을 배분하며 장비 조달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함. 공공병원을 적절히 활용할 뿐 아니라 재난 시 민간병원을 동원하고 숙련 간호인력 관리, 의료진 교육 등을 담당할 필요가 있음.

1) 공공의료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국립중앙의료원 - 국립대병원 - 지방의료원 - 보건소로 이어지는 공공의료체계 구축하라
2) 코로나19 치료대응을 위한 효율적 공공의료 감염병 대응체계 마련하라

5. 필수의료 공백 방지 법제화하라

● 세계의사협회는 의사가 집단행동을 할 시, 필수의료의 공백이 없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음. 그러나 얼마전 의협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응급⋅중증환자 진료까지 거부하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상당한 피해를 가했음. 그러나 한국사회는 현재 이를 적절히 제재하지 못하고 있음.
● 이번 진료거부는 불법적 집단행동이었으므로 법적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음. 또한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필수의료 공백을 일으켜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 위해를 가할 시, 면허를 정지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제재수단을 마련해야 함.

1) 의사들이 필수의료 공백을 발생시킬 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의료법 제65조 면허취소와 제66조 자격정지 조항에 관련 요건 신설하라

6. 의료영리화 중단하라

● 문재인 정부도 공공의료 강화보다는 의료영리화·규제완화에 방점을 둔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해왔음. 심지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명분으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서 원격의료 추진 등 의료산업화 계획을 내놓은 반면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음. 또한 정부여당은 21대 국회에서도 병원 영리자회사 설립으로 대표되는 병원영리화 정책,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의약품과 의료기기 안전·효과 규제완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음.

● 2021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병원 신축 및 인력지원에 대한 예산은 편성하지 않음. 반면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등 의료영리화 정책 사업의 예산은 증액 편성함. 코로나19 시기에 공공의료 강화가 강조되고 있음에도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이 어려움.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예산은 증액하고, 의료영리화 정책은 폐기되어야 함.

1) 의료정보 상업화, 원격의료, 병원영리자회사,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완화 중단하라
2) 의료영리화가 아닌 공공의료 예산 증액하라

2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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